[이지영의 독서 칼럼] 작가와 책 속 인물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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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어>, 사람의 이름으로 쓰여진 제목으로 추측해보았을 때 한 사람의 일대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건 누구나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맞다. 이 책은 제인에어라는 한 고아 소녀의 삶을 다루고 있다. 기숙사 학교의 어린 아이에서 대저택의 가정교사가 되기까지의 어린 제인이 겪는 모든 일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칼럼으로 쓰게 된 이유는 간단한다.  제인은 항상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린 제인은 자존심이 강하고 분노를 잘 참지 못한다. 어른이 된 제인은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만 사랑에는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 완벽하고 이성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실 그런 사람이 된다는 건 상당히 어렵다. 책 속 주인공 제인은 특별한 능력가진 누구를 구하는 히어로도 아니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도 아니지만 자신의 삶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 속 고난과 사랑으로 인한 아픔을 완벽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았으면 좋겠다.

 

<제인에어>는 샬롯 브론테가 펜네임, "Currer Bell"으로 1847년에 영국 런던의 스미스, 엘더 출판사에서 낸 책이다. 학생이라면 꼭 한 번 읽어봤을 법한 필독서로 꼽혀진다. <제인에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 간단히 작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브론테 자매를 아는가? 샬롯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세 자매는 모두 작가로 데뷔하였다. 샬롯 브론테라는 어릴 적 기숙학원에 지내고 비교적 조용한(비극적이게도 많은 가족들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일생을 보낸 작가가 어떻게 이토록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해 강렬하게 묘사할 수 있는지에 놀라게 될 것이다.읽다보면 기숙학원의 생활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되는데 작가의 개인 경험에서 우러 나온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실제 브론테 자매는 예쁜 외모로 사교계에서 인기가 많았으나 샬롯 브론테의 연애사는 꽤나 짧고 끝은 전부 비극적이다. 샬롯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제인에어>과 <풍풍의 언덕>에서 둘째 에밀리와 샬롯의 태도는 상반되는데 동생 에밀리 브론테(폭풍의 언덕 저자로 유명하다.)와 달리 샬롯은 배신받은 사랑에 복수보다 용서의 태도를 보인다. 캐서린으로부터 사랑을 보답받지 못한 히스클린프가 그녀의 일가에 잔인한 복수를 하는 것과 달리 제인에어는 결혼식 당일날 로체스터씨가 미치광이 아내를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도망치지만 그를 잊지 못하고 결국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간다. 가정교사와 대저택의 주인이라는 두 사람의 사교계에서의 신분차, 나이차, 로체스터의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돌고돌아 마침내 만나게 되는 장면은 약간 답답함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제인의 인생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제인은 바람이 불면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말라깽이에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매우 강한 심지를 지니고 있다. 헬렌번즈와 템플 선생님이 떠난 로우드 기숙학원에서의 삶을 견디다 못해 인생의 변화를 찾아 스스로 떠나는 장면이나 사촌 존과의 결혼이 자신의 생활에 안정감을 줄 거라는 것은 알지만 자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며 거절하는 모습에서 이 점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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