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빈의 수학 칼럼] 도박사의 오류, 조심하세요

 

여러분은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뽑기를 해본 적이 있는가? 필자도 모바일 게임을 즐겨 하는데, 게임을 하면서 많은 뽑기를 해봤지만, 항상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고,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계속 뽑기를 한 적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은 연속으로 뽑기를 할 때 "분명 한 번만 더 하면 뽑힐 거 같은데...", "이 정도로 많이 뽑았는데 한번은 걸리겠지" 이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뽑기를 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도박사의 오류'이다. 도박사의 오류란 무엇일까? 그리고 게임과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도박사의 오류를 이해하기 위해 한가지 예시를 들어보았다. 만약 어떤 게임의 뽑기가 있다고 하자. A양은 이 게임에서 5단계의 아이템을 뽑고 싶어 한다. 게임 확률상 5단계는 100분의 1의 확률이다. A양은 뽑기 버튼을 눌렀고, 결과는 5단계 아이템이 아니었다. A양은 아쉬워하며 생각한다. "뽑기를 한번 했으니 다음 뽑기에서는 5단계 아이템이 뽑힐 확률이 높아지겠지?". 하지만 열 번, 오십 번을 해도 그 아이템은 나오지 않았다.  여기서 A양이 5단계 아이템을 뽑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도박사의 오류를 범했기 때문이다.

 

도박사의 오류란, 확률적으로 독립적인 사건에 대해 이전 사건의 발생 확률에 근거하여 다음번에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말한다.1 단순 설명만 들었을 때는 일상생활에 별로 적용되지 않는 것 같지만, 많은 사례가 있다. 도박에서 계속 잃지만 다음번에는 꼭 딸거라고 생각하는 것, 계속 딸이었으니 이번에는 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이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도 도박사의 오류는 존재한다. 앞서 말한 게임 뽑기를 보면, 한번 나온 아이템이 다시 나오지 않는다는 조건은 없다. 그래서 아무리 뽑기를 해도 아이템은 계속 채워지므로 확률은 계속 같고, 수천 번 수만 번 뽑기를 해도 할 때마다 확률은 그대로 100분의 1이 되는 것이다. 이것을 수학적인 단어로 바꿔 말하면, 이 뽑기에서 5단계를  뽑는 시행은 앞서 뽑은 시행이나 나중에 뽑는 시행과 무관한 독립시행이기 때문에 확률이 같다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런 오류에 깜빡 속아 계속해서 뽑기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뽑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점은 뽑기의 확률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에서 좋은 아이템의 확률은 높아야 3% 정도이고 대부분 0.xx%에서 1.xx%정도의 확률을 보인다. 이런 극악의 확률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뽑기를 하려는 게임 이용자는 좋은 아이템을 뽑기 위해 돈을 써야만 하고, 도박사의 오류로 인해 계속 뽑기를 하게 되면 지불하는 돈이 늘게 된다. 게임 회사는 이런 현상을 의도하고 뽑기를 도입했겠지만, 이용자에게는 뽑기로 인해 게임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고, 경제적 부담도 된다는 것이 현실이다. 


게임에 돈을 쓰지 않으면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일명 '무과금러'들은 게임에서 돈을 쓴 사람과 확연한 차이가 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뽑기로 좋은 아이템을 얻은 사람과 대결하면 지게 된다. 이런 문제의 반복은 무과금 유저들을 지치게 한다. 결국 흥미를 잃은 무과금 유저들은 게임을 떠나고, 남은 유저들끼리 과금 싸움으로 번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게임 속에서의 확률 오류, ‘도박사의 오류’에 대해 알아봤다. 뽑기를 통한 확률성 아이템 뽑기는 우리가 문화생활을 즐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너무 낮은 확률로 게임에 과한 몰입을 유도할 수도 있다. 게임 회사에서는 확률을 조정하며 뽑기의 가격을 낮추고, 게임 이용자는 도박사의 오류를 제대로 인지하고 적당히 뽑기를 하는 것이 이런 게임 문화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1인용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377382&cid=58345&categoryId=5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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