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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소, 따스한 시 한 편 어떠하오 - 3학년 학기말 프로그램 <시 감상 프로젝트>

 시는 '일인칭의 문학'이다.

시적 화자(말하는 이)도, 시의 내용도 모두 '한 명의 사람'이 보고 듣고 느낀 것에서 시 한 편이 창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를 감상하는 것에서 있어서는 절대 '일인칭'에서 그치지 않는다. 분명 한 사람의 관점과 느낌에서 비롯됐는데도, 그것이 주는 감동의 물결이 퍼지는 것은 말할 수 없을 만큼 따스하여 힘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버팀목이자 한 줄기 빛이 된다. 

 

 올해 3학년 학생들의 학기말을 책임진 <시(詩) 감상 프로젝트>는 이러한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입시의 굴레에서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학기 말마다 감상하는 시들이 희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각 학기별 일주일 동안만 이어진 프로젝트였지만, 학생들에게 가져다준 효과는 꽤 크다. 

 

 1학기에 접한 시는 고재종 시인의 <첫사랑>,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면>을 포함한 총 다섯 작품이었다. 학생들은 그 다섯 작품 중 본인이 가장 인상 깊게 감상한 한 편을 골라 모방(패러디)  시를 써보는 시간을 가졌다. 누구는 첫사랑 이야기를 치열한 공부의 현장으로, 누구는 자아성찰을 하되 기존 작품과는 다른 방향으로... 감상한 시는 전부 같지만, 그 중에도 각자가 인상깊게 읽은 작품과 모방하고 싶은 부분이 서로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참가 학생들은 전했다.

 

 이번 2학기는 '감상문 작성'과 '시인의 삶 들여다보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학생 개개인이 가진 감수성을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등교수업과 병행된 원격수업 때는 감상문을 페들렛 사이트에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통해 나 자신 뿐만이 아닌 다른 친구들의 감상과 표현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며 김 모 학생은 소감을 전했다. 교양도 한 층 더해졌다. 

 

올해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된 jtbc <차이나는 클라스>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그동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인 이육사와 윤동주의 삶과 그러한 면모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도 가졌다. 탁월한 심상과 표현을 살려낸 이육사 시인의 본업은 사실 독립투사였다는 점, 순수한 마음이 담겨있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을 오늘날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생전 지켜나갔던 '정병욱(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시인의 연희전문학교 동문)'과의 우정에 있었다는 점... 마음 한 켠이 따듯해지면서도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 프로그램 속 패널들과 3학년 학생들이 느낀 소감의 교집합이었다. 

 

 12월 18일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는 <시(詩) 감상 프로젝트>.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총괄한 3학년 국어 허미랑 교사는 "입시로 바쁘고 힘든 대안여중 학생들이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시와 가까워졌으면 한다" 며 "국어라는 과목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시험에서 높은 난이도로 학생 에게 다가온다. 때문에 학생들은 국어를 두려워하고, 어렵게만 느낀다. 하지만 국어라는 건 말 그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는 말이다. 서로의 느낌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다면 국어의 의의를 다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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