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심리/과학 칼럼] 타로가 유난히 나와 잘 맞는다면 이 효과를 의심해보아라

필자는 새 학기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을 때 정해진 절차처럼 이름 다음에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 혈액형이 바로 그것이었는데 필자가 새 친구들에게 혈액형을 물어본 이유는 A형의 성격은 보통 소심하고 생각이 많으며 B형은 다혈질이며 AB형은 천재 혹은 바보, O형은 친구들로부터 인기가 많다는 혈액형별로 나누어지는 성격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혈액형은 성격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데 이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혈액형이 O형이어도 소심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A형이지만 당당한 성격을 지녔을 수 있다. 또한 필자는 스마트폰 앱스토어에 나와 있는 타로 봐주는 앱 등을 많이 설치해보며 미래운, 애정운, 우정운, 사랑운, 반려견과의 궁합 등을 많이 보곤 했다. 필자는 이런 타로 앱들을 깔아보고 결과가 나와 너무 잘 맞는 것 같아 ‘우리나라의 기술이 벌써 사람의 심리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구나’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타로에는 우리나라의 기술을 대신해 심리적인 효과가 포함되어있다. 타로에 포함된 심리적 효과는 ‘바넘 효과’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정확한 정의는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을 뜻한다.1 이 효과를 사용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얻게 하는 것이다. 타로는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이 모호하고 경계가 모호하며 특정한 개인에게 적용될 수 있도록 받아들여진다. 예를 들어 필자가 연애운을 봤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일단 상대는 필자가 연애하고 이에 따른 고민이 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에 대해 모호하지만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사례를 들게 되면(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와의 갈등 문제, 권태기 이 밖의 갈등 상황) 듣는이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점쟁이와 점세, 운, 타로 등이 바로 이 바넘 효과를 이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이런 바넘 효과를 처음 알게 된 후 타로 앱에 다시 접속해 이전 기록들을 확인해보았다. 이전 기록 중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이 쌓여 극복하지 못할 것 같은 적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이 있었는데 그때 당시엔 앱이 내 생각을 읽은 것 같아 소름 돋았었는데 이것이 바넘 효과를 이용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 다시 확인해보니, 세상을 살면서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봤을 만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이 질문이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도 예전 타로 기록 등을 보고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바넘 효과를 직접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또한 필자는 이전에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가 나오면 마음에 들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타로를 계속해서 보며 의미 부여를 많이 했었는데, 이런 재미로 보는 타로 등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게 되었다.

 

[인용 출처]

1. 바넘 효과의 정의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77379&cid=58345&categoryId=58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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