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의 사회 칼럼] '추적'하는 방역에서 '예측'하는 방역으로

 

 

한국의 코로나 19 방역의 주역을 뽑자면, 많은 이들이 역학조사에 기반한 ‘확진자 동선 공개’를 말할 것이다. K-방역의 핵심인 ‘확진자 동선 공개’는 효과적이었고, 외신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선 공개를 활용한 신속한 방역 덕분에, 나도 가게를 방문할 때 수기 명부를 작성하거나 QR 코드 인증 방법을 사용하면서 '만약 이 가게에 확진자가 방문했었다면 빠르게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안심된다. 또 재난 문자를 통해 확진자가 어느 장소를 방문했는지 살펴볼 수 있어 무척 편리하다. 그러나 코로나 19 사태가 시작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고, 코로나 19가 향후 수 년 동안 지속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요즘, 과연 코로나 방역의 주 방법으로 '확진자 동선 공개'가 충분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사실 ‘확진자 동선 공개’에 기반한 우리나라의 방역 시스템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현재의 역학조사 시스템으로는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그것이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는 최근 '코로나 19 9개월,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 포럼에서 “심층 역학조사와 추적에 체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1 현재는 확진자 데이터가 지역별로 다르게 수집되고 관리되고 있어서 확진자가 지역과 지역을 이동했을 시에는 동선 추적이 어렵다. 만약 다가오는 설날처럼 지역 간 이동량이 많은 시기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현재의 역학조사 시스템으로는 정보 수집이 어려울 것이다. 또 김 교수는 임상 정보와 역학 정보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2 환자마다 증상과 증상의 발현 시기가 다른데, 현재 임상 정보와 역학 정보를 연계한 자료가 없어 코로나 19 연구 준비가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확진자 발생 전에 대처하기보다는 확진자가 발생하면 추가 확진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력한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방역은 ‘추적’, 즉 이미 발생한 상황을 조사하여 대처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장기전인 코로나 19 상황에 대처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기저 질환이나 증상 발현 시기 등을 수집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는 중심 체계를 세워야 한다. 앞으로는 역학조사 시스템을 재정비하여 ‘예측’ 하고 ‘예방’ 하는 방역이 필요하다.  독감 유행 시기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코로나 역시 미리 대처할 수 있어야 효과적인 방역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다가올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면 코로나 19 방역은 물론, 일상생활을 지속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11134
2.참고:https://n.news.naver.com/article/584/000001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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