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우의 의학 칼럼] 코로나 사태와 국제기구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

이종욱 박사를 그리며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하여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에 대한 걱정과 비판이 보도되었다. WHO가 범유행 선언을 늦게 하여,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데 어려워진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에 미국 대통령이 WHO에 지원을 끊어버리겠다는 발표를 하여 이슈가 되기도 하였다.(참고, https://www.bbc.com/korean/news-52290189) 이에 대한 이슈는 본 미디어 경청칼럼에서 한차례 다루어진 적이 있다(손경희 시사 칼럼). 나는 지금의 WHO가 역할에 대하여 비판을 받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전문가의 필요성’이라는 관점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수개월 뉴스에 자주 나왔던 WHO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WHO는 세계 모든 사람의 건강 수준 향상을 목적 아래, 1948년 4월7일 유엔 산하 전문기구로 창설되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4월 7일을 ‘세계보건의 날’로 정했으며, 우리나라도 이날을 ‘보건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로 알았다. WHO에는 194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전 세계에서 지원한 수많은 보건의료 전문가가 인류 건강의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WHO의 수장으로는 사무총장이 있어 예산과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등 WHO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다.(참고,ko.wikipedia.org/wiki/세계보건기구)

 

 

현재 WHO의 사무총장이 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대처에 미흡하였다는 일부의 비판을 받고 있는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모든 사무총장을 검색해보았더니,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총 9명의 사무총장이 있었다. 이 중 8명은 의학을 전공한 의사였고, 1명은 외무부/보건부 장관을 역임한 정치인이자 관료이다. 바로 이 1명이 현재 WHO를 이끄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다. 의사의 경우 의학적 관점에 입각한 정책 결정을 할 확률이 높지만,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의 사무총장일 경우 국제정세 등도 함께 고려하여 정책 결정을 할 확률이 높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일부 언론에서는 현 사무총장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당선되었기 때문에, 중국을 고려해 바이러스 사태를 과소평가하여 감염 예방이 미흡하였다는 비판이 있다. (참고,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945392.html) 세계보건기구에는 보건 전문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보다 설립 취지에 맞고 효율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세계인의 건강 수준을 향상한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설립 취지에 따라 현재의 사무총장이 정치적 고령 없이 바이러스 사태의 범유행을 더욱 일찍 선포하였더라면, 바이러스의 확산방지를 위한 효율적인 활동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나는 중학교 여름방학 때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UN 본부와 WHO 본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우리나라도 WHO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WHO 6대 사무총장 이종욱 박사님이다. 이종욱 박사는 의학과 보건학을 전공한 뒤에 세계보건기구에서 일하며 글로벌 백신 프로그램을 이끌며 ‘백신의 황제’로 불리었다. 그러나 몸을 아끼지 않는 과로 때문이었는지, 2006년 뇌출혈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이종욱 박사는 전문성과 인류애를 앞세워 소아마비 발생을 낮추는 업적뿐 아니라, 결핵 퇴치, AIDS 퇴치를 위해 헌신하였다.

 

우리가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각자가 꿈꾸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발걸음이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세계기구에서는 이종욱 박사와 같은 전문가의 필요성은 더욱 중요하다. 이종욱 박사는 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뒤에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의과대학으로 다시 진학하였다고 한다. ‘나는 가치 있는 삶을 위해 과감히 인생을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 부지런히 배우고 각자의 분야에 필요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가 되어 시야를 넓혀 나를 필요로 하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곳도 좋다. 국제기구에는 전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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