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의 시사/심리 칼럼] 더 나은 우리를 만드는 착한 마케팅

사회마케팅의 다양한 사례들과 영향

 

마케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들은 마케팅을 어렵고 멀게 느낀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사회를 움직이는 마케팅 또한 존재한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의 이야기를 소개하겠다. 필립 코틀러는 미국 시카고로 이주한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빈부격차의 부조리함을 직접 느껴왔고, 모두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때 그가 선택한 방법이 바로 마케팅이다. 마케팅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 생길 것이다. 마케팅 영역의 확대를 통해 바람직한 사회가 이루어질 수 있다. 코틀러 박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세계에만 한정되어 있던 마케팅이라는 개념을 확장하는 데 이바지했다. 마케팅은 오늘날 공연예술단체, 도시, 정치 등 여러 시장에서 활용되며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게, 마케팅 영역의 확대로부터 생겨난 결과 중 하나가 바로 ‘사회마케팅(Social marketing)’이다.  (참고: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4452

 

사회 마케팅이란 마케팅의 원리를 이용해 사람들이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이로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회 마케팅은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바람직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식 개선과 더불어 행동 변화가 필수적이다. 이때 사회 마케팅은 창의력과 공감을 끌어내는 전략을 이용해 설득력 있고 간단한 방법을 제시한다. 아래는 사회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① 환경 보호 메시지를 담은 비닐 봉지 디자인

 

 

위의 사진은 BBDO 광고 기관에 의해 설계된 비닐봉지다. 이는 환경에 해를 끼치는 일회용 비닐봉지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마케팅이다. 가방의 디자인이 우리에게 경각심을 가지도록 만든다. 고객이 가방을 들고 다닐 때, 거북이의 목을 손으로 조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가 가방을 사용하는 것이 거북이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는 것을 인식하고 재사용 가능한 봉투를 사용하도록 유도한다.   

 

② 기부를 촉진하는 카트 디자인

 


위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 사례는 기부를 촉진하는 마케팅 사례인데,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인다. 카트 속에 배고픈 아이들이 장바구니에 손을 들고 음식을 구걸하는 이미지가 있어 실제로 고객이 이들에게 음식을 주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 또한, 카트에는 “배고픈 이들을 얼마나 쉽게 먹일 수 있는지 보이십니까?”라는 문장이 쓰여 있다. 이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카트가 있는 모든 매장의 출구에 음식 기부함이 배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실제로 쉽고 빠르게 기부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③ 사회적 거리 두기 로고 캠페인
 
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제시된 행동 방안이 있다. 바로 ‘사회적 거리 두기’이다.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하고, 되도록 집 안에서 활동하기를 권고하는 조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 국내외 기업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했다. 창의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촉진하는 로고를 보여준 것이다. 이 사례 또한 사람들의 목표 행동 실시를 촉구하는 사회 마케팅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기업 자동차 기업 아우디는 4개의 원이 서로 붙어있는 형태의 로고에서 네 개의 원들이 서로 떨어져 있는 형태의 로고로 변화를 주었다. 그 밑에는 ‘Keep your distance’라는 문구도 추가했다. 아우디는 로고 캠페인과 더불어 가상 자동차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기획하기도 했다. 가상 주행 동영상은 사람들이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아우디의 마케팅 전략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진정성 있는 사회마케팅이었다. 또한, 국내의 숙박 예약플랫폼인 야놀자에서도 새로운 로고를 만들었다. ‘ya nolja’ 사이에 ‘다음에’라는 말을 삽입한 것이다. 이에 더해, 두 단어 사이의 간격을 2m라고 표현하며 세부적인 사항도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참고: https://ewhabrandcommunication.wordpress.com/)

 

위에서 소개한 3가지 사례들은 모두 마케팅의 기법을 이용해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한다. 이때 가장 유용하게 활용된 마케팅 기법은 무엇일까? 3가지 사례 모두 강압적으로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디자인이나 문구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마케팅 효과를 ‘넛지 효과’라고 부른다. 넛지 마케팅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또는 자발적으로 특정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는 제품 판매나 홍보 등 여러 방면에서 활용되는 마케팅 기법인데 사회마케팅에 매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게 하는 ‘착한 마케팅’이지 않을까?

 

마케팅은 사람의 심리를 가장 잘 이해해야 하는 활동이다. 그런 면에서, 효과적인 마케팅은 우리의 인식, 행동, 생활, 그리고 사회의 모습에까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론 고객의 심리를 악용하여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마케팅도 존재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회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해주는 마케팅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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