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은의 시사칼럼]한유총 논란과 언론의 자세

지난해 10월 11일 더불어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전국 17개시도 교육청 감사결과를 바탕으로 ‘비리 유치원 명단’을 실명 공개했다. 이 사건은 이번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개학연기 폐원투쟁 논란에 발단이 되었다. 이후 정치권이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법안(유치원 3법)을 추진하고 정부가 사립 유치원의 투명한 회계 관리를 위한 국가관리 시스템 에듀파인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한유총이 3법안과 에듀파인의 반대를 내걸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유총: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줄임말

 

 

한유총은 개인병원의 사적소유는 회계감사 하지 않으면서 개인 유치원의 사적 소유재산에 대한 회계감사는 왜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한유총은 보살핌 받아야하는 아이들의 권리를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비난받아야 마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한유총이 어떠한 경위로 집회를 만들었는지, 논란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와 같은 객관적 사실보다 한유총 비난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두 언론사의 입장을 통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국민일보>와<조선일보>는 한유총에 대한 비난의 시각을 상반된 입장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일보와 조선일보는 한유총이 그동안 원생들을 볼모로 유치원 사업자의 사익만을 추구해 왔다고 말한다. 한유총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같은 입장이다. 여기서 국민일보는 한유총의 불법적 행동을 엄벌할 것을 말한다. 조선일보는 한유총을 나무라하는 동시에 정부의 무능도 말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이 언론에서 비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두 개의 기사는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문제접근의 시각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일보와 조선일보 둘 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현황파악 대신 한유총의 잘못만을 부각했다. 언론은 객관적인 정보를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한유총이 집회를 열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는 기재되어있지 않다. 대신 마치 한유총에 속해져 있는 모든 유치원이 속세적이고 비리를 저지르는 것처럼 자극적으로 작성했다. 이런 공통적 문제점을 넘어 언론사 각각의 문제점도 보인다.

 

한유총 논란을 이야기하려면 정부의 문제가 꼭 거론되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일보는 편파적인 시각으로 한유총의 잘못만을 이야기 한다. 솔직히 국민이 원하는 건 한유총의 잘못만을 시원하게 집어주는 것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사회를 똑바른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언론은 객관성으로써 그 역할을 다한다. 지금의 언론은 우리의 입맛을 맞추는 것에 정신이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는 이른바 기계적 양비론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사회적 갈등상황을 놓고 언론이 취할 수 있는 손쉬운 접근법이 바로 양비론 이다. 양비론이란 서로 충돌하는 두 의견을 모두 틀렸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에 반대되게 전부 맞았다 하는 것을 양시론 이라 한다. 둘 다 잘못했다 꾸짖으면 한쪽을 편든다는 오해도 사지 않고, 입장정리도 편해진다. 하지만 양비론은 중립을 가장한 편파이다. 모든 갈등이 양쪽의 같은 잘못에서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중립적이고 객관적 언론인을 가장하고 있다.

 
언론은 우리가 사건을 특정한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만들 수 있다. 한유총 논란에 대해 누구든 한번쯤은 이렇게 생각해 보았을 거다. 비리를 저지르는 개인유치원이 한유총과의 집단 결사로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인간 누구나가 자신의 득을 위해 움직인다. 한유총도 자신에게 부당한 법이 제정되는 걸 막기 위해 집회를 결사했다. 비난 받아야 마땅한 부분이 있다고 해서 언론이 국민들의 눈을 가려서는 안 된다. 이번 한유총 논란으로 우리 언론이 다시 한 번 언론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이렇게 잘못된 언론을 대신해 내가 한번 중립적이고 객관적 시선을 갖춰 이 한유총 논란에 대한 대안을 제시 해보고자 한다. 한유총의 파업으로 볼모가 되는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정책을 마련해야한다. 예를 들면 국가 교육기관을 확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의 확대는 시급하지만 신속하게 이뤄질 수 없다. 임시정책으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유치원에 더 많은 지원금을 준다. 또는 부유한 유치원에 지급되는 지원금을 줄여 더욱 절실한 곳에 집중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사립유치원을 공립유치원으로 흡수하는 방법도 있다. 이러한 방안의 실행은 갈등을 원만한 대화로써 해결하게 해주고 한유총 또한 아이들을 볼모로 무언가를 요구할 수 없게 된다. 이 정책으로써 아이들의 안녕과 평화를 책임지는 유치원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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