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우의 교육 칼럼] 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기제, 의미가 있을까?

고등학교 졸업 후의 진로탐색은 어떨까

 

내가 중학교에 입학 했을 때, 어른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 “어차피 시험도 안 보는데 걱정 안 해도 돼.”. 나는 이해가 안 됐다. 시험 안 보는 것과 내가 중학교에 올라가서 걱정되는 게 무슨 상관일까. 그리고,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라는 게 시험 안 보니까 처음 중학교 들어오는 1년 동안 놀라는 의미일까. 내가 중학교에 올라와서 친구들이 내게 가장 많이 했던 말 또한 중학교 1학년 때 미리 공부를 해놔야 한다는 말.

 

진정 자유학기제가 그런 의미일까 나는 의문이 들었다. “자유학기제”. 중학교에서 한 학기 또는 두 학기 동안 지식‧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 하지만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대부분 자유학기제를 “마지막으로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자유학기제는 자신의 적성을 찾아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이기에, 나는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유학기제를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을 마친 후 실시하면 어떨까? 먼저 우리나라의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를 참고하여 만들었다. 우리나라와 아일랜드의 자유학기제, 전환학기제의 차이점은 시기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전환학년제를 중등과정을 마친 후 고등과정에 진학하기 전에 시행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학교 1학년, 즉 중등과정을 시작함과 동시에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 막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중등과정의 난이도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진로에 대해 생각해 놓은 바가 없기에 자유학기제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뿐더러 흥미 또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잡 쉐도우(Job Shadow) 라는 직업체험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잡 쉐도우는 먼저 교실에서 직업과 관련된 사전학습을 한 후, 실제 기업을 방문하거나 직업을 체험하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또, 영국은 갭 이어(Gap Year)를 실시한다.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탐색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 동안 진로 체험을 한 후,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또, 대학교의 진학은 보장이 되고, 단지 등록 시기를 1년 뒤로 유예해주는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이런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하버드, MIT와 같은 세계적인 대학들은 입학 전 갭 이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나는 영국의 진로교육 방식인 갭 이어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이고, 자신의 흥미 분야 또한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고등과정까지 배우면,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계획이 얼추 세워지고, 자신의 흥미 분야가 어떤 분야인지도 알게 된다. 이때 갭 이어를 실시하게 되면, 자신의 진로에 대한 확신을 더 갖게 될 것이고, 자기가 무슨 대학교, 무슨 학과에 갈지 알기 쉽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갭 이어를 필수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1년간 갭 이어를 보낸 후 대학에 진학한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우리나라 대입 방법은 수능이다. 학생들은 중고등 생활 6년간 필사적으로 공부하여 수능을 잘 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므로 수능을 미루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수능은 똑같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치루고, 대학 입학을 미뤄두고 진로 탐색을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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