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되고 4번의 시험 중 이제 마지막 기말고사만 보면 고등학교 1학년의 아쉬운 생활이 끝난다. 학기 초에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던 나에게 경기도교육청 청소년 방송활동을 추천해주신 유관우 선생님이 계셨기에 지금 내가 학교 통신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1학년 한국사와 2학년의 세계사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은 안경을 낀 곰돌이 푸우같은 얼굴에 키가 아주 크셔서 보기만 해도 든든한 존재였고 가끔은 무서운 이야기도 들려주시면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 지루하지만은 않은 수업을 진행하셨다.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이 끝나고 피구와 축구로 지친 우리에게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주시며 지친 아이들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넣어주셨다. 1학기가 마무리되어갈 무렵, 우리 반의 원래 담임선생님은 이은경 선생님이셨고 개인 사정으로 인하여 유관우 선생님은 상동고등학교를 떠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현실에 1학년 7반 아이들은 선생님을 위해 ‘어떤 깜짝 파티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끝에 롤링 페이퍼와 반 학생들의 사비를 모아 선생님 얼굴이 그려진 케이크를 준비해 송별회를 열었다. 철저히 비밀리에 진행된 이벤트는 들킬 뻔했지만, 다행히도 성공리에 끝났다. 선생님께
물속을 유영하며 커다란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물고기와, 카데트 블루와 달리아의 색조명이 어항 안을 비출 때마다 그 색을 받아들이며 빛을 통과해 수영하는 해파리들. 모두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필자는 현재 아쿠아리움에 있는 것도 아니며,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모습을 설명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자세하게 묘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그 장소에서 구매했던 기념품(記念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기게 된다. "기념품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우리는 특별한 공간을 다녀오면 기념품을 산다. 심지어는 기념품을 사기 위해서 여행을 가기도 한다. 그 기념품은 자석, 열쇠고리, 오르골, 혹은 인형 등과 같이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위와 같은 것들을 소장하는 이유에는 물건 자체로도 아기자기하여 예쁠 뿐만 아니라, 행복한 시간을 보낸 뒤, 그곳을 갔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기도 한다. 기념품을 사는 것에 대해 특별한 명분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여행하며 즐겼던 곳을 회상하고 추억하기 위해 사는 경우가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물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