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정의 사회/과학 칼럼 3] 아름다운 피겨 스케이트 속 과학

피겨 스케이팅은 누가 더 빨리 가느냐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처럼 기록경기가 아니라 화려하고 아름다운 연기를 통해 점수를 얻는 경기입니다그래서 자유로운 방향전환을 위해 날이 짧고 두껍습니다. 다른 스케이트화에 비해 독특한 점은 앞쪽이 톱니 모양으로 되어있는 토가 유일하게 달려있습니다. 이 부분들은 미끄러운 빙판에서 순간적으로 멈추게 해 줌으로써 점프기술을 다양하게 구사 가능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안쪽은 인 에지. 바깥쪽은 아웃에지로 불립니다. 이때 어느 발을 사용하느냐 어떤 에지를 사용하느냐 어느 방향을 보고 점프하느냐에 따라 점프기술이 달라집니다. 또한 피겨용 스케이트는 발목을 감싸는 부분이 길고 두꺼운데. 그 이유는 급격한 방향전환으로 생길 수 있는 발목 부상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스케이트화는 날이 날카롭기 때문에 얼음판에 압력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얼음을 순식간에 녹여 마찰을 줄이고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게다가 얼음이 녹으면 더욱더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아주 빠른 속도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음이 날 때문에 녹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는데요. 얼음을 녹이고 지나가도 주변환경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금세 다시 얼어버리죠.

 

다음으로 스케이트의 점프, 스핀의 원리를 설명해드리고자 회전관성을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회전관성이란 물체가 회전운동을 유지하려는 성질입니다.

 

 

 

점프 전에는 팔다리를 크게 벌려 회전 반지름을 최대한 끌어올려 회전관성을 높입니다. 그다음 점프할 때 팔다리를 순간적으로 재빨리 움츠리면 회전관성이 감소하여 회전 속도가 높아집니다.

 

다음 스핀은 김연아가 항상 마지막에 구사하는 스핀인데요, 항상 이 기술을 마치고 엔딩포즈를 짓죠. 싯스핀은 최대한 몸을 빠르게 낮춰서 회전하여 무게중심을 아래로 잡으면서 회전관성을 증가시킵니다. 여기까지의 과정이 싯스핀이고 다음 아이스핀으로 넘어갈 때 빠르게 팔다리를 몸에 붙여 회전관성이 작아지면서 속도가 빨라지게 됩니다. 즉 회전관성이 낮아지면 회전속도가 증가하는 원리를 이용하여 점프, 스핀을 구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점프 후 착지할 때는 한발로만 착지하게 되는데요 이때 앞쪽 끝날이 먼저 닿아야 날 전체가 바닥에 닿으면서 스케이트를 뒤로 밀어주게 됩니다. 그리고 중력과 무게 때문에 아래로 작용하는 큰 힘을 분산시켜 줍니다. 그러나 매우 앞쪽으로 착지하면 앞으로 넘어지고, 날이나 뒤로 착지하게 되면 아래로 작용하는 큰 힘을 분산시켜주지 못하기 때문에 뒤로 넘어지게 됩니다.

 

 

쿼트러플 점프는 4회전 점프로 오로지 남자선수들 중 최상급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구사할 수 있는 점프입니다.

 

여자 선수들 중에서는 이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시킨 선수들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만큼 큰 힘과 엄청난 훈련이 필요한 점프입니다. 얼마나 어렵나면 61cm 이상 높이에서 0.5초 안에 4회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분당350번 회전한다는 의미입니다. 실감을 해보자면 우주인들이 원심 분리기에서 훈련할 때 분당350번 회전시 기절하는 속도입니다.

 

4회전 점프 후에 착륙시 아래로 가해지는 힘은 자신 몸무게의 7배라고 합니다. 즉 거의 1미터짜리 코끼리 수준입니다.

 

이 놀라운 속도에서 팔다리를 밖으로 뻗고, 안으로 유지하기 위해 근육을 훈련해야 하며, 1미터짜리 코끼리 수준의 충격을 버티고 착지를 성공시키려면 강하고 단단한 다리가 필수겠죠.

 

피겨선수들의 아름다운 연기 속에서는 이처럼 많은 과학 원리가 숨겨져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학 원리를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 몸을 만들고, 고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걸 느낄 수가 있습니다. 김연아의 연기가 환상적이고 범접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름다운 연기와 완벽한 자세의 기술 구사가 과학원리를 매우 잘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나사는 김연아의 연기가 물리학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며 홈페이지 메인에 김연아와 함께 회전법칙을 장대하게 설명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예술의 혼이 담긴 스포츠도 과학적인 시점에서 바라보면 '얼마나 뛰어난지 근거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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