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와 [새로운 엘리엇], 그 연결고리

[1984]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


BOOK TIMES

 

『1984』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

-그레이엄 가드너, <새로운 엘리엇>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어려운 가정 환경 속에 학교 폭력으로 부터 부모님의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아 홀로 견뎌내야 했을 엘리엇의 모습이 내 맘을 아프게 했다. 엘리엇은 새로 전학 온 학교에서 또 다시 폭력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나름의 생존 법칙을 세워간다.

눈에 띄지 않기 위해 교복과 체육복을 사 입으며 예전의 어린아이 같은 검은 더벅머리 대신, 옆머리를 짧게 깎고 앞머리를 물들였다. 


스스로가 강구해 낸 생존 법칙에 따라 하나씩 실천하고 주위에서 인정받기 시작하지만 그가 의도한 바와는 달리 피해자에서 가해자의 위치로 바뀌게 된다. 학교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엘리엇은 어느새 자신이 폭력의 희생자를 선정해서 폭력을 가해야만 하는 일을 맡게 되며 겪는 갈등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등장인물의 말과 가치관을 통해 엘리엇의 내적 갈등과 학교 폭력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재해석해 보려한다.


엘리엇은 옳지 못한 행동을 일삼는 수호자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루이즈를 비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루이즈는 자신은 항상 주체성에 의해 행동한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학교에서의 엘리엇, 벤 앞에서의 엘리엇, 그리고 루이즈 앞에서의 엘리엇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1.루이즈와 수호자들의 대립적 가치관

수호자들이 말하는 영웅의 모습은?


수호자들이 왕따 대상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오웰의 소설 '1984'를 인용하며 왜곡된 영웅의 모습을 엘리엇에게 설득한다.


“권력은 목적이야, 엘리엇. 네가 정말로 힘을 원하고, 힘을 가지고 싶다면, 그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서 그 사실을 이해하게 되면, 너는 권력이 주는 커다란 즐거움을 발견하게 될 거야.” (p.105~106)


"1984의 영웅은 선택하지 않는 사람이었어.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여. 그 사람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해야 해.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역사를 날조하고, 진실을 숨겨야 하는 거야." (p.203)


자신이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학교 폭력의 희생자를 선정하고 폭력을 가해야 한다는 수호자들의 강요를 받으며 심한 내적 갈등이 일어나는 엘리엇!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루이즈가 말하는 영웅의 모습은?

루이즈의 수호자와는 상반된 영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며 엘리엇에게 커다란 용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대사 중 한 부분이다.


"결국 그는 복종하지 않는 길을 선택해. 신념을 따르고 위험을 감수하지. 그래서 자유를 얻는 거야......."


"마지막에는 그들이 그를 처형하지.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까지 그 사람은 자유로웠어. 그게 중요한 거야. 그 사람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어. 남이 시키는 대로 생각한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생각했어. 그를 처형할 때도 그들은 그의 생각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었어. 그러니까 그들은 결코 승리했다고 할 수 없어. 그들은 그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어." (p.203)


영웅, 조직, 체제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믿고 위험을 감수함으로 자유를 얻었다는 영웅에 대해 생각하며 두려움과 맞서기를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2. 벤을 향한 엘리엇의 마음 엿보기

왕따인 벤에게, 친구의 감정을 느끼는 엘리엇은 주말마다 벤의 집에 찾아가 벤이 찍은 사진을 감상하거나 인화하며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 속에서 우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수호자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학교에서는 벤을 모른 체하며 토요일에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엘리엇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토요일만요. 다른 날은 기대하지 않아요. 저와 함께 있는 위험을 무릅쓰는 걸 바라지 않아요. 나는, 명단에 올라 있으니까요.”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대목이다.


3. 엄마로부터의 긍정적 가치관

“가끔은,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네 싸움을 거들어 줄 수 있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도울 수 없거나 어떤 이유로 네가 도움을 받을 수 없으면, 너 자신의 싸움은 정말로 힘들어질 거야. 사실 힘든 걸 덜어 주기 위해 해 줄 말도 없구나.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알아 두렴. 나는 결코 너를 포기하지 않아. 내가 서 있을 수 있고, 숨 쉴 수 있는 동안은 말이야. 알겠니?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네가 무슨 짓을 했든지, 나는 결코 너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p.254)


계속해서 엘리엇의 머릿속에 맴돌았던 엄마의 말은 엘리엇에게 교장실 문을 망설임없이 두드릴 수 있는 큰 용기가 되어주었다.


생각해 볼 문제

1. 소신있게 내 자녀를 교육시키고자하는 부모의 의지가 쉽지 않다. 동조되지 않고 자녀를 키워본 경험이 있는가? 


2. 학교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를 나눌 수 있을까?


3. 행복한 학교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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