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진의 스포츠칼럼 6] '알고보면 더 재밌어진다' 유럽클럽 엠블럼 속 숨겨진 의미

엠블럼의 정확한 의미는 '스포츠 클럽의 심벌마크를 자수로 만드는 것'이라는 뜻이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클럽들은 이런 엠블럼이 팀의 역사를 보여준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유럽 클럽들의 엠블럼 속 숨겨진 의미를 살펴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과거 박지성이 활약하면서 국내 팬들에게 친숙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엠블럼은 맨체스터 시를 상징하는 랭카스터 가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랭카스터와 맨체스터 시의 문장에도 들어가 있는 그들의 상징인 빨간색 방패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또한, 그들의 상징인 장미 역시 초기 엠블럼에 들어갔지만, 이는 현재의 공으로 변경되었다. 초기에 들어가 있지 않았던 악마는 상대에게 공포감을 준다는 이유로 추가되었고 이 엠블럼이 현재까지 유지되어 오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


축구 애호가들에게 맨체스터 시티의 엠블럼은 어쩌면 독수리가 그려져 있는 모습이 더 익숙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통성 보다는 미적인 측면을 강조했다는 비판을 받아 지난여름, 초기의 엠블럼과 최대한 비슷하게 엠블럼을 변경하였는데 이는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초기 엠블럼과 매우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맨체스터 운하를 상징하는 배, 랭카스터 가문의 장미, 이르웰, 이르크, 메드록 강을 나타내는 방패 속 3개의 하얀 선. 맨체스터 시티는 연고지의 역사를 아주 잘 나타내주는 엠블럼으로 교체 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흥미로운 사실은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가 기존의 엠블럼을 몸에 새긴 팬들에게 무상으로 변경된 엠블럼을 문신해주었다는 것이다


[첼시]


현재 프리미어 리그 선수를 달리고 있는 첼시의 엠블럼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더 블루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부터 앨 캐도건 경 가문을 상징하는 사자를 엠블럼 속에서 등장시켰고 영국을 상징하는 교회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수도원장 지팡이, 그리고 잉글랜드 축구 역사를 보여주는 장미를 등장시키면서 팬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하지만 첼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던 이 엠블럼은 1986년, 장미와 지팡이를 빼고 사자의 방향도 바뀌었는데 결국 2005년 팬들의 요구 끝에 기존에 사랑받던 엠블럼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낸 지금의 엠블럼이 되었다.


[아스날]


무기를 만드는 지역이라는 뜻을 가진 아스날은 '거너스(포병부대)' 라는 별명에서도 알 수 있듯 지역의 상징을 엠블럼에 그대로 등장시켰다.

팀명과 방패, 대포가 전부인 지금의 엠블럼은 2002년도부터 쓰이기 시작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1925년부터 지금의 엠블럼이 사용되기 전까지 사용했던 엠블럼의 대포가 왼쪽을 향한 이유 중 가장 유력한 설은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토트넘은 겨냥할 가치도 없다"라는 설이라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북런던 더비'로 불리는 두 팀 간의 경기는 항상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토트넘 훗스퍼]


과거 이영표의 팀이자 현재 한국인 프리미어 선수 중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이는 손흥민의 소속팀으로 국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토트넘 훗스퍼는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답게 엠블럼 속 수탉을 고집해왔다.

토트넘 훗스퍼의 기원이 되었던 해리 훗스퍼가 싸움닭의 발목에 박차를 달았던 것이 훗날 토트넘을 상징하는 엠블럼이 되었다. 또한, 1909년, 토트넘의 선수였던 윌리엄 제임스 스콧이 박차를 단 수탉이 축구공 위에 서 있는 모습의 청동상을 세우면서 수탉이 들어간 토트넘의 엠블럼은 많은 축구 애호가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리버풀]


열정적인 팬심으로 유명한 '더 콥' 들의 클럽인 리버풀 FC는 국내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클럽 중 하나이다. 리버풀의 엠블럼에는 그 어떤 클럽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방패 위쪽 장식은 홈구장인 안필드의 샹클리 게이트를 형상화하여 15년간 리버풀에 몸 담그며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2회, UEFA 컵 우승 2회라는 대기록과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어갔던 빌 샹클리 감독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리버풀을 상징하는 응원가인 <You'll Never Walk Alone>이 엠블럼 상단에 있으며 환상의 동물인 불사조이자 리버풀 시를 상징하는 새인 '리버 버드'는 엠블럼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슴 아픈 스토리도 담겨있는데, 양쪽에서 타오르고 있는 횃불은 리버풀 팬들이 원정경기 관전 중 갑작스럽게 몰린 인파로 96명이 압사, 약 768명이나 되는 인원이 상처를 입은, 리버풀에 있어서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참사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등장시켰다.


[FC 바르셀로나]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로 손꼽히는 FC 바르셀로나의 엠블럼 역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앙에는 클럽명의 약자인 FCB(FC 바르셀로나)가 있으며 하단의 붉은색과 남색은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색이며 중앙의 공은 축구공을 의미한다. 팀에서 활동하던 미술학도 카를레스 코마말라에 의해 탄생한 이 엠블럼은 1906년부터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엠블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바르셀로나의 색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문장은 좌측과 오른쪽 위에 위치한 그림과 줄무늬이다. 많은 팬이 왼쪽 위를 잉글랜드 국기로 잘못 알고 있으나 이는 카탈루냐 지방의 성 조지를 상징하며 오른쪽 위는 아라곤 연합 왕국의 문장이다.


이처럼 FC 바르셀로나는 연고지를 잘 나타내주는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함께 스페인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의 대기록뿐 아니라 과거에도 위대한 기록을 보여주었던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축구 애호가라면 스페인 클럽 중 엠블럼에 왕관을 달고 있는 클럽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스페인의 국왕이 직접 하사한 것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왕관 역시 1920년, 국왕인 알폰소 13세가 직접 하사한 것이다. 또한, 이와 동시에 '레알' 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기도 했다. 원 안에 있는 알파벳은 마드리드 풋볼 클럽(마드리드 FC)의 약자이기도 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현재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FC 바르셀로나를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ATM)의 엠블럼에도 왕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레알'이 아니다. 방패 좌측에는 곰과 딸기나무가 있는데, 이는 과거 곰들이 자주 출몰하여 '곰의 땅'이라고도 불렸던 마드리드의 역사를 잘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곰과 나무 주위를 둘러싼 7개의 별은 큰 콤자리의 꼬리, 북두칠성을 의미한다. 또한, 초창기 유니폼이었던 파란색과 하얀색의 조화 역시 그들의 역사를 상징하고 있다.


[유벤투스]

과거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인기지만 여전히 많은 축구 애호가들에게 사랑받으며, 이탈리아 최고의 팀으로 손꼽히는 명문 클럽 유벤투스의 엠블럼 색상은 현재 팀의 유니폼과 일치하지만, 기존의 유니폼은 핑크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세탁이 힘들다는 이유로 지금의 유니폼 색상이자 엠블럼의 색상인 흰색과 검은색 줄무늬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는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어느새 팀을 상징하는 색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말로 추측되는 동물은 사실 소라고 하는데, 이는 연고지 토리노의 라틴어 '소'에서 파생되었다고 여겨지면서 소가 토리노를 상징하는 동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AS 로마]


흔히 늑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명문 클럽 AS로마 역시 로마의 엠블럼에 건국신화를 반영함으로서 지역의 역사를 드러냈다.

신화에서는 왕좌 다툼으로 인하여 태어나자마자 죽을 위험에 처한 레무스 쌍둥이 형제는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랐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로마의 엠블럼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져있다. 그들은 클럽 창단 초기부터 현재까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엠블럼에 약간의 변화는 주었지만 늑대와 쌍둥이 형제가 등장한다는 사실은 절대 바꾸지 않았다.       


[AC 밀란]


유벤투스에 이어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수많은 리그 우승 기록을 남긴 AC밀란의 엠블럼은 창단 초기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상단에 위치한 AC밀란을 의미하는 ACM과 구단 창립연도인 1899 역시 창단 초기에도 존재했다.

AC밀란의 엠블럼을 보고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우측의 십자문양 국기인데, 많은 이들이 이것을, 구단을 창단한 잉글랜드인을 기리기 위한 잉글랜드 국기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밀라노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이는 십자군 전쟁에서 승리하여 예루살렘 성벽에 올라 십자가를 세운 밀라노인을 기념한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


독일을 대표하는 클럽이자 독일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 또한 지역에 대한 상징성을 보여주고자 지역의 상징을 엠블럼에 등장시켰다.

팀의 고유 색상인 빨간색을 주위로 중앙에는 아가일 문양이 있는데, 이는 바이에른 주의 상징이라고 한다. 뮌헨에서 시작된 독일의 자동차 회사 BMW 역시 이 아가일 문양을 로고로 사용한다.


[도르트문트]


독일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팀이자 과거 한국인 수비수 이영표가 활약했던 팀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창단 초기부터 단순하지만, 팀의 색깔을 뚜렷하게 전달해주는 노란 엠블럼을 사용하고 있다.

마치 엠블럼의 색이 꿀벌을 연상케 하여 흔히 꿀벌군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그들은 팀의 고유 엠블럼을 찾다가 축구클럽의 약자인 BVB, 창단연도인 09를 등장시킨 단순한 엠블럼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엠블럼은 매우 단순하지만, 현재까지도 많은 축구 애호가들에게 도르트문트 라는 클럽의 이미지를 잘 심어주고 있다.


* 자료 발췌 : 유럽 축구 엠블럼 사전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