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덕고 : 황인희 통신원] 오연호 기자님과 함께하는 인문학 특강

오연호 기자님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용인시 청덕고등학교에서는 지난 5월 12일 금요일,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 기자님의 인문학 특강이 있었다. 인문학 특강은 학생들이 학교에서 초청한 작가님의 책을 읽은 후에 독서토론에 참여하거나 독서록을 작성한 후 직접 작가님과 만남을 가지는 행사이다.


이번에 학생들이 읽은 책은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으로, 오연호 기자님이 덴마크에서 행복사회의 비결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에게 얻은 비결을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를 고민한 책이다.

강의에서 기자님은 덴마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못해도, 이미 잘하지 않아도, 당당하고 즐겁게 뭐든지 할 기회가 마련된 사회라고 말씀해주셨다. 대표적인 예로, 악기를 한 번도 다뤄보지 못한 학생이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오케스트라 에프터스콜레에 들어갈 수 있다.


에프터스콜레는 우리나라의 방과 후 수업과는 조금 다르다. 덴마크에서는 고등학교를 들어가기 전에 학생들의 40%가 1년 동안 어떤 인생을 살지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학교인 에프터스콜레를 다닌다. 250여 개의 에프터스콜레 중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수업을 택한다. 이 수업은 그 분야에 있어서 특출나게 잘하는 학생들은 전체 인원의 1/4 정도만 뽑고 나머지는 정말 그 분야를 좋아하고 즐기는 학생이라면 들을 수 있다.


덴마크에서 학교란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를 고민하는 공간이다. 또한, 성적보다는 협동을 더 중요시한다. 대학은 학문이 더 필요한 직업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꼭 가지 않아도 된다. 덴마크 사회에서는 직업의 귀천이 없어서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에 관계없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덴마크도 처음부터 행복사회였던 것은 아니다. 그들도 지금의 행복사회가 되기까지 10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오연호 기자님은 우리 사회도 행복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천천히 조금씩 있는 자리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먼저 멈춰 서서 우리 사회를 점검해봐야 하고, 좀 더 길게 봐야 한다(기간을). 실패해도 실망하지 말고 하나하나의 ‘꿈틀거림’이 모이다 보면 우리 사회는 조금씩 행복사회가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 한국에서는 행복사회를 위해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하나에 대한 기자님의 대답


강의의 마지막에 가서는 학생들이 질문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한국에서는 어떤 것부터 시작해나가야 하는지, 덴마크 말고 다른 나라도 갈 생각이 있으시다면 어디를 가보고 싶으신지, 오마이뉴스의 사장이신 만큼 오마이뉴스의 행복을 위해 하신 일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오연호 기자님은 두 번째 질문에서는 산업화 없이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특이한 사회, 부탄을 가보고 싶다고 하셨고, 세 번째 질문에서는 직원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 기자들에게 한 달 정도의 휴식 기간을 가져도 된다는 휴가를 주었으나, 갑작스러운 시행이라 잘 진행되지 않았다고 하셨다. 이를 통해 천천히 변화시켜나가는 것의 중요성도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다고도 말씀하셨다.


강의 중에 이제까지 특강을 들었던 우리나라 학생들의 글들을 볼 수 있었는데, 치열한 경쟁으로 상당수의 학생이 대학 진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힘들어했었던 학생 중 한 명의 말이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바로 ‘내 탓이 아니었구나.’라는 말이었다. ‘잘해야 한다.’ 생각이 무의식중에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학생들에게 실패와 좌절에 있어서 ‘내 탓이 아니었다.’는 것은 꼭 다 잘해야만 되는 건 아니라고 위로해주는 말인 것 같아 울컥했다는 학생도 있었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작가님의 사인을 받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오연호 기자님은 현재 한국에서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본떠 만든 한국형 에프터스콜레인 ‘꿈틀리인생학교.’를 운영 중이시다. 꿈틀리인생학교는 중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1년 정도 인생을 설계할 시간을 가지면서 다닐 수 있으며, 인천광역시 강화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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