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의 가요칼럼 3] 세월을 잊지 않는 노래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도중 침몰한 세월호가 1091일 만에 인양되었다. 인양이 시작된 3월 22일에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의미의 노란리본을 연상시키는 구름이 포착되어 유가족뿐 아니라 전 국민의 마음을 울리기도 하였다.



△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닮은 구름, 사진제공 허동진 사진작가


 하늘도 기억하는 듯한 세월호 참사. 어느새 시간이 흘러 3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인양 완료 후 미수습자 수색 작업에 들어가며, 가족들의 품에 돌아오지 못했던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다시 한번 뜨거워지고 있다.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해 우리는 지난 3년 동안 많은 추모곡과 음악들로써 그들을 기억했다.

 세월이 흘러도 잊어서는 안 되는 '세월', 그 세월이 담긴 노래들을 소개한다.


1. Yellow Ocean - 치타, 장성환


그 땐 눈 감고 눈 뜰 때
숨 쉬는 것도 미안해서
난 입을 틀어막고 
두 손 모아 기도하길 반복 했어
단언코, 진실도 있었지 인양해야 할 건 
진실은 이제 조금씩 떠오르고 있어

규명이 빠진 진상, 
그들은 의지가 없고
구경, 하고 다 조작 오보 연기였고
그 뒤로 많은 날이 
지났지만 오늘도 기억해 
우린 촛불과 함께 
밝혀야 할 것들이 남았기에

지금쯤이면 누구보다 아름다웠을 
피지 못한 꽃들과 희망 도대체 무엇을
위한 일이었는지 
이유도 모른 채 아직 거기 있을
가엾고 죄 없는 이들과 아이들

거긴 그 사람들의 심장처럼 차갑지 않길
남은 이들의 시린 
가슴이 하루라도 빨리 낫길
좋은 곳으로 가야 할 
너희들을 아직 맘 편히
놓아주지 못해 미안해 잊지 않을 게요

흐르는 세월 속 잊지 않을 세월, 호
우리의 빛 그들의 어둠을 이길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Ocean. Oh shine

밖에 누구 없어요? 벽에다 치는 아우성
얼마나 갑갑했어요? 
난 그 때만 생각하면 
내 눈물이 앞을 가려
지금은 2016 잊지 말아야 돼 
당시에 빅이슈 이 얘길 가져온 이유

but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져 가는 세월
배워야 할 시기에 
왜 이런 일을 당해야만 했냐고
대체 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 시간 동안
알 수 없어 바다 보다 더 차가운 그들의 맘
선배여야만 했던 아이들은 
여전히 18살 친구로 머물러
수많은 사망자 실종자 학생뿐 아닌 이들
자랑스러운 영웅들까지도
거기선 편안하길 바래요
아직 봄이 많이 춥네 그때 일처럼
거긴 어때요?

흐르는 세월 속 잊지 않을 세월, 호
우리의 빛 그들의 어둠을 이길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Ocean. Oh shine

나의 봄이 아직 시린 이유
떨어지는 꽃잎이 너무나 슬픈 이유
기우는 배 주위에 파도처럼 
시간이 흘러가도 잊지마 잊지마 

눈물에 젖은 꽃잎 우리의 봄
반성 없는 그들 미안함은 우리의 몫
그 날 이후 코앞까지 드리운
시작만 있지 끝이 안 보이는 그리움

Remember 4. 16, Remember 4. 16 
눈물이 차올라 내 가슴 속에 
새겨진 2014년 4월 16일

Remember 4. 16, Remember 4. 16 
눈물이 차올라 내 가슴 속에 
새겨진 2014년 4월 16일

흐르는 세월 속 잊지 않을 세월, 호
우리의 빛 그들의 어둠을 이길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Ocean. Oh shine
흐르는 세월 속 잊지 않을 세월, 호
우리의 빛 그들의 어둠을 이길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Ocean. Oh shine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Ocean. Oh shine

Remember 4. 16, Remember 4. 16 
눈물이 차올라 내 가슴 속에
새겨진 2014년 4월 16일


 방송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서 가수 치타와 모델 장성환이 부른 이 노래는 음악 장르 중 사회 비판적 성격이 강한 랩, 힙합이라는 장르를 살려 세월호에 대한 진상 규명 요구와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를 모두 담고 있다. 특히 이 곡은 '슬픔'이라는 감정보다도, 희생자들을 기억하겠다는 '약속', 그리고 미숙했던 대처에 대해 통렬한 메시지를 남긴다.

 '시간이 흘러가도 잊지마, 잊지마'와 같은 가사는 시간이 흐르며 슬픔과 기억에 무감각해지는 우리를 다시 한번 경각시켜주는 동시에, 억울하게 떠난 희생자들에게 절대 잊지 않겠다는 약속인 셈이다. 세월호 참사에 있어 익숙함 만큼 무서운 것이 또 있을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며, 또 잊을 수 없는.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2. 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가을에 곡식들을 비추는 따사로운 빛이 될께요
겨울엔 다이아몬드 처럼 반짝이는 눈이 될께요
아침엔 종달새 되어 잠든 당신을 깨워줄게요
밤에는 어둠 속에 별 되어 당신을 지켜 줄게요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 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2003년 일본에서 발표된 <천의 바람이 되어>를 한국어로 번안 및 개사하여 한국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곡으로 발표하였다. 세월호 참사 이후 '2014 Remastering Ver.'로 다시 발매된 이 곡은 이별을 노래하는 가사를 담담하게 읊는 특유의 분위기로 세월호 추모곡으로 여러 번 불렸다.

'세월호 참사'에 시각을 맞춰 들으면 오히려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죽은 것이 아니라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고 날고 있다는 가사를 통해 억울하게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한다. 희생자들 역시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우리가 부르는 이 노래를 함께 들어주지 않을까.


3. 사랑하는 그대여 - 신용재


사랑하는 그대 오늘 하루도
참 고생했어요
많이 힘든 그대 힘이든
그댈 안아주고 싶어요
지금쯤 그대는
좋은 꿈 꾸고 있겠죠
나는 잠도 없이 그대 생각만 하죠
그대의 어깨를 주물러주고 싶지만
항상 마음만은 그대 곁에 있어요
내가 만든 이 노래 그댈 위해 
불러봐요
힘이든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만든 내 노래 들어봐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사랑하는 그대여
내가 만든 이 노래 그댈 위해 
불러봐요
힘이든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만든 내 노래 들어봐요
오늘도 수고했어요
사랑하는 그대여
사랑하는 그대여


 이 곡은 세월호 희생자 중 한 명인 단원고등학교 이다운 군의 자작곡이다. 4MEN의 신용재와 같은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이다운 군이 생전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한 동영상이 이다운 군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되었다. 소식을 전해 들은 가수 신용재는 원곡을 최대한 유지한 상태로 곡을 완성했고 <사랑하는 그대여>는 그렇게 세상에 알려진다.

 2014년 5월 30일에 발매된 이 곡은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불리고 있다. '그대'의 힘든 하루를 위로하며 시작하는 노래는 마치 이다운 군이 남은 가족, 친구들을 위해 부르는 듯 느껴진다. 다가오는 4월 16일, 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며, 가수가 꿈이던 이다운 군의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다가오는 2017년 4월 16일 일요일은 4·16 세월호참사 3주기이다. 찾아가기 어렵다면, 행동하기 어렵다면 음악으로 그들을 기억하자.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그들을 기억하는 일, 어렵고도 쉬운 우리의 과제이다.



2014.04.16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REMEMBER 0416




칼럼소개 : 가요로 창조된 문화는 세상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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