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호의 무비칼럼 4] 주관적 입장에서 기대되는 2017년 개봉작

고3이 아니시라면 영화관 자주 다니시길...

영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2017년은 여러모로 행복하면서도 개인적으론 울화통이 치미는 해이기도 하다. 전례 없는 대형급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기에 항상 설레어 있으면서도 고3이라는 절대적 한계선으로 인해 대다수 작품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집에서 볼 수 있기 때문.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떨까. 조금 늦게 감상하더라도 2시간여동안 필자를 즐겁게 해줄 영화들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 과연 올해에는 어떤 영화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나저나 이런 글을 왜 2월달 되서야 올리는 거야?)


1. 제임스 맥어보이로 시작해 제임스 맥어보이로 끝난다! 23 아이덴티티(02.22 개봉)



프로페서X가 돌연변이가 아닌 23개의 인격을 가진 다중인격자로 돌아왔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연기력이 그야말로 대폭발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중에 '킬미힐미'에서 지성이 7개(8개였나...?)의 인격을 연기하는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제임스 맥어보이는 그보다 3배 가량 더 많은 인격을 연기한다. 과연 23개나 되는 인격들을 어떻게 구현해냈을지, 절대 깨워선 안된다는 24번째 인격은 도대체 무엇일지 여러모로 기대된다.



2. 휴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로건(03.01 개봉)



개봉이 한달도 남지않은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 울버린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자 울버린으로서의 휴잭맨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영화이다. 17년동안 울버린 배역을 맡아온 만큼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만큼이나 우리들의 머릿속에 강하게 울버린이라는 캐릭터로 각인되어왔다. 그런 휴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라는 점에서부터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 영화의 제목은 '울버린'이라는 이름 대신 그의 본명 '로건'을 내세웠다. 감독인 제임스 맨골드의 인터뷰에 따르면 이번 작품은 울버린의 능력보다는 그의 인간적인 면, 즉 로건이라는 인간에게 집중했다고 한다. 로건의 힐링팩터가 점점 약해진다는 설정도 그런 이유에서 가미된 것 같다.


고로 '로건'은 예고편을 보셨다면 알겠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미디어 경청의 청소년 여러분, 아쉽지만 조금 기다리셔야 할 것 같다. 



3. 가족을 등진 도미닉,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04.13 개봉)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은 다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보여줄게 남은 모양이다. 분노의 질주가 4월 13일, 8번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언제나 가족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도미닉이 웬일인지 가족을 배신하고 악당의 편에 섰다. (샤를리즈 테론이라면 충분히 배신할만...) 과연 도미닉은 어떤 이유에서 갑자기 가족들을 돌아선 것일까.


이번 작품은 폴 워커가 없는 첫 분노의 질주 시리즈이다. 과연 폴 워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는 않을지, 8번의 시리즈를 거치면서 액션이 진부해지지는 않았을지 여러모로 우려가 되면서도 기대되는 작품이다. (후자는 예고편을 보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4. 마블 최고의 개성파 히어로팀이 돌아온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5월 개봉)



필자는 마블의 영화를 사랑한다. 특히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꼽아보라면 언제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뽑았다. 드디어 5월, 그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두번째 시리즈가 개봉할 예정이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맴버들의 개성은 여전히 각각 미쳐날뛴다. 아니, 더 극대화 되었다. 마블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각각의 캐릭터에 개성을 부여해서 그것을 조화롭게 활용했기 때문인데, 이번 영화에서도 그러한 마블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그게 뭔지는 2차 예고편에서 베이비 그루트가 나오는 부분만 보시면 된다.


전작이 추억의 명곡들을 배경음악으로 활용하여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를 잘 살려냈는데, 이번 영화에서도 '끝내주는 노래 모음집2'를 통해 한도 끝도 없이 흥겨울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2017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이다.



5. 말이 없다더니 말만 잘하던데...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자는 말이 없다(5월 개봉)



잭 스패로우가 돌아온다. 전작인 '낮선 조류'로부터 6년만에 개봉한걸보면 디즈니 입장에서도 상당히 조심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캐리비안의 해적은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흥행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평가 또한 썩 좋지 않아서 디즈니 측에서 아예 리부트를 시도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과연 이번 작품으로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고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조니 뎁이 재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가는 작품이다.


6. 배트맨 VS 슈퍼맨의 진짜 주인공은 이분이었다^^ 원더우먼(6월 개봉)



배트맨 VS 슈퍼맨에 이어 수어사이드 스쿼드까지 제대로 말아드시며(?) 마블과는 정반대 노선을 타고있는 DC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배트맨 VS 슈퍼맨이 그렇게 망작이라는 것은 열에 아홉이 인정하는 사실임에도 열에 열명이 공통적으로 이 장면만큼은 역대 히어로 무비 역사상 가장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 장면이라 인정했다. 바로 원더우먼의 등장 장면이다. 필자는 배트맨 VS 슈퍼맨 관람을 마치고 단 한가지 생각만을 했다. '원더우먼은 무슨일이 있어도 극장에서 봐야겠다' 그런 원더우먼의 솔로무비가 올해 6월 개봉을 확정했다.


2019년까지 예정된 DC영화들의 운명은 올해 개봉할 원더우먼과 저스티스 리그가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이어 개봉한 배대슈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제대로 망해버린 탓에 DC는 사실상 관객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상태다. (그게 어느 정도인지는 필자가 쓴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망작으로 남은 이유'를 보시면 된다.) 이미 세간에는 원더우먼과 저스티스 리그 역시 각본이 엉망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가운데 원더우먼이 남자 히어로가 주를 이루는 히어로 무비 속에서 제대로된 우먼 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7. 이제는 믿고 볼 수 밖에 없는 그 감독, 덩케르크(7월 개봉)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메멘토, 인셉션, 다크나이트, 인터스텔라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북부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그린 영화라고 알려져있을 뿐 아직까지 많은 정보가 노출되지는 않았다.


아실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놀란 감독은 CG를 쓰지않는 연출을 좋아한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깜짝 놀랄만한 액션신들 역시 모두 실제로 이루어진 액션들이다. 그런 그가 전쟁영화를 연출한다니 설마 이번에도 엄청난 규모의 군대와 공중 폭격을 아날로그적 방식으로 연출했을지가 궁금해진다.


여러분, 다시 말씀드리지만 놀란 감독이다. 필자가 유일하게 믿고보는 감독이라고 자신있게 칭할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이다.


8. 집 나갔던 스파이더맨의 홈커밍, 스파이더맨: 홈커밍(7월 개봉)



시빌워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인상적인 첫등장을 했던 스파이더맨의 솔로무비가 7월달에 개봉할 예정이다. 시빌워를 보면서 디즈니는 역시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는데는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홈커밍 역시 이전까지 등장했던 마블 히어로들과는 또다른 매력과 스파이더맨만의 액션을 보여줄 예정이다.


홈커밍은 스파이더맨의 판권이 마블로 돌아오고 처음으로 개봉하는 스파이더맨의 솔로무비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있는 개봉이다. 물론 소니와의 계약내용에 따라 영화를 통해 생기는 수익은 모두 소니가 가져가지만 아무렴 어떻겠는가. 지금까지 봤던 스파이더맨 중 가장 철없고, 깐족거리며, 마블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다면 말이다.


참고로 이번 작품에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토니 스타크)가 출현하여 스파이더맨과 환상케미를 보여주실 예정이다.


9. 혹성탈출 프리퀄 3부작의 마지막, 혹성탈출: 종의 전쟁(7월 개봉)



유인원 수용소에서 인간의 손목을 붙잡고 'No!!!!!!'를 외치는 시저를 보며 엄청난 희열을 느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프리퀄 3부작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혹성탈출의 프리퀄인지라 사실상 결말은 유인원 진영이 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겠지만 과연 압도적 군사력으로 밀어붙이는 인간진영을 유인원들이 무슨 수로 당해낼지가 궁금해진다.


눈여겨볼 점은 예고편을 보시면 시저는 등장하는 내내 총을 가지고 다닌다. 전작인 반격의 서막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전작에서 총이 유인원들을 서로 죽이고 동족을 위험에 빠지게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그런 총이 동족과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물건이 된 것이다. 늘 인간과 대립하면서도 인간에게 호의를 베풀었던 시저는 종족의 운명이 달린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10. 제발 중간 이상만 가줘요... 저스티스 리그(11월 개봉)



잭 스나이더는 배대슈의 엄청난 혹평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그 답은 11월 개봉하는 저스티스 리그의 흥행 여부에 달렸다. 사실상 배트맨과 슈퍼맨이라는 엄청난 타이틀을 걸고도 시빌워에 못미치는 흥행 성적을 낸 것은 DC입장에선 치욕이나 다를 바가 없다. 저스티스 리그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향후 DC 영화들의 운명을 좌우할 가장 핵심적인 자리에 서있다.


부디 잭 스나이더가 이번에는 욕심을 버렸길 바란다. 배트맨 VS 슈퍼맨처럼 향후 세계관을 암시하는 듯한 맥락을 굳이 집어넣어가며 흐름 깨지말고, 저스티스 리그의 결성과 그들이 진짜 팀이 되어가는 과정에 집중했으면 한다. (어벤져스라는 훌륭한 샘플이 있는데 대체 왜 그러는거야!!!!!!!)


원더우먼에서 언급했다시피 DC는 향후 개봉될 영화마다 안좋은 소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소문은 소문에 불과하지만 여러가지로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와 DC, 감독들간에 의견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플래쉬의 감독은 3번이나 바뀌었고, 밴 에플렉은 배트맨 솔로무비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지만 향후 DC의 영화들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영화들은 개봉월 또는 요일이 확실하게 정해진 작품 중에 선정해서 여러분께 알려드린 것이다. 올해 중으로 개봉하지만 몇 월 달인지 정해지지 않은 '토르: 라그나로크','신과 함께'는 소개 작품에서 제외 시켰지만 두 작품 역시 상당히 기대되는 영화들이니 개봉이 확정되면 꼭 관람하시길 바란다. 부디 여기 있는 10개 작품 모두 무비 칼럼에서 소개해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칼럼소개: 영화 칼럼이 영화에 있어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감상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칼럼은 하나의 견해를 제시할 뿐 영화에 대한 실질적 감상은 여러분 개인의 몫입니다. 영화에 대한 각자 다른 생각들이 모여서 서로 존중하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조영호의 무비칼럼]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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