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

역사와의 대화


역사란 무엇일까. 우리는 때때로 역사를 거창한 일로 생각해오고는 했다. 우리가 접한 역사는 지금까지 사건 위주의 역사였다. 구석기 시대를 배우면서, 우리는 구석기인이 주먹도끼를 배웠고, 집을 배웠지만, 구석기인이 동물을 잡으면서 느낄 마음은 생각해 보지 못했다. 주먹도끼를 손에 쥐고 멧돼지를 사냥하러 갈 때의 긴장감. 집에 와서 아이들과 가족들을 볼 때면 드는 뿌듯함. 그런 감정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역사 속에 있었던 수많은 인물의 마음마저 들여다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그들에 대해 공감하지 못했던 이유였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어린 시절이 있었고, 철없던 시절도, 두려웠던 시절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 역사 속 인물들을 그저 ‘대단했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특히, 독립 운동가들을 볼 때 시선이 그렇다.


내가 시선을 바꾸어 본 것은, 학교에서 최태성 선생님의 강연을 들은 후였다. 왜 그들은 독립운동가가 되었을지,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지. 차분히 생각해 보았다. 그러니, 그들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사람다움, 두려움, 떨림 그리고 의지까지. 그러니 자연스럽게 존경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역사 속 인물이 단지 동화 속의 인물, 위인전 속의 인물, 사진 속에 인물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그때의 사람이었으면 어땠을지, 왜 그 사람은 그랬을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이방인을 보는 시선이나, 경외감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이웃을 보는 시선이고, 같은 사람으로써의 존경이었으면 좋겠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그때, 그 당시 사람들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다. 우리가 지금 사는 사회는 어떨까? 미래의 우리의 후손들이 아름다웠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회일까?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저 아픈 기억으로 남지 않았으면 한다. 아팠지만 다 함께 용기 내어 촛불을 들어 올릴 수 있었던 기억. 우리의 힘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되찾아 왔다는 그 기억으로 남길 바라본다. 그 기억들이 모여 미래의 역사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겠지.


우리의 치열했던 삶들이 모여 미래의 역사 교과서에 실리는 그 날이, 떨리지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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