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무비적무비적] 닥터 스트레인지

마블 버전의 인셉션, 멀티버스를 가져오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스타워즈: 로그원과 더불어 필자가 올 하반기 가장 기대하는 작품 중 하나였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캐스팅은 말할 것도 없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히어로 코믹스에서는 빠지지 않는 요소인 멀티버스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도입시키는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마법이라는 추상적인 소재를 어떻게 시각적으로 구사할까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 아니, 걱정이라고 보는게 정확하겠다.


사실 이곳 미디어 경청 기자분들 가운데 필자가 가장 먼저 이번 영화를 관람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블 코리아 페이스북에서 진행하는 닥터스트레인지 IMAX 3D 최초 상영회 이벤트에 정말 운좋게 당첨이 되어서 개봉 당일 7시 용산까지 날아가서 관람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야말로 황홀한 2시간이었다.


사실 지금까지의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히어로 영화들의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라고 한다면 아무리 허무맹랑한 캐릭터라도 현실성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현실성을 부여하는데 특히 과학을 자주 이용하였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마법사다. 마법이라는 지극히 판타지스러운 개념을 어떻게 현실적으로 녹여낼지에 대해 상당히 걱정스러웠던 것이, 자칫 잘못 사용하면 마냥 유치해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마법이기 때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이러한 마법의 비현실성에 있어서 완급 조절을 상당히 잘했다고 본다. 마법을 너무 과하게 사용한다거나 마법이 너무 사기적으로 묘사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냥 현실적인 액션을 보여주지도 않는, 그야말로 그 사이에 있는 것이 닥터 스트레인지의 액션이라고 볼 수 있다. 마법과 현실조작이라는 소재를 통해 마법사라는 닥터 스트레인지만의 개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중간중간 육탄전을 삽입함으로써 현실성을 더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관람하시면서 눈여겨봐야할 점은 역시 영상미다. 예고편에서 보여준대로 멀티버스, 마법, 현실조작 등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마블 영화들 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근래 개봉했던 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손가락 안에 꼽을만한 영상미를 선보인다.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블 최고의 영화라고 볼 수가 없는 것이, 스토리 전개가 다소 빠르다는 것이었는데 이 영화의 영상은 이러한 단점들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을만한 것이다. (특히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실조작씬은 그야말로 인셉션을 연상시키는 장관을 보여준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닥터 스트레인지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멀티버스를 도입시킨 영화다. 멀티버스는 쉽게 얘기해 우리가 사는 차원 뿐만 아니라 여러개의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차원들이 우주에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는 히어로를 소재로 하는 코믹스라면 빠지지 않는 개념이다. 


다른 차원에는 또 다른 지구가 존재하고, 그 지구의 히어로들은 우리가 알던 히어로들과 모습은 같지만 성격, 능력치 등이 조금씩 다르다. 즉, 멀티버스는 어떠한 스토리라도 멀티버스라는 플롯 안에 도입시켜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 그야말로 도화지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번 영화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멀티버스가 도입된건 아주 큰 성과다. 이제 마블은 이전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스토리를 제작할 수 있게되었고,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게 되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여러 개념을 설명하느라 조금 많은 설명을 대사로 하게 되었고, 자칫 히어로 영화에 익숙하지 못한 분들은 조금 어려워하실 수도 있는 부분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러면에서 훌륭한 영화다. 특히, 시각적인 측면에서의 오락성 하나만큼은 아이언맨3 이후 역대급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마블 최고의 영화라고 보지는 않는다.위에서 잠깐 말씀드린 것처럼 일단 전개가 상당히 빠르다.


득이 된 부분도 있겠지만 필자는 닥터 스트레인지라는 마법사 캐릭터를 제한된 시간 안에 완성시키기 위해 어거지로 밀어붙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외과의사 출신이기에 남들보다 습득력이 빠르고(그래 의사가 된걸 보면 머리도 남다르겠지) 극 중 대사에서 그가 남다른 힘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차라리 전개는 빠르게 유지하되 그가 한단계 씩 성장하는 과정 동안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면 빠른 전개가 설명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또하나의 문제점은 마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기도 한데, 악당의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퍼스트 어벤져의 레드스컬(휴고 위빙)이 그랬고, 아이언맨3의 만다린(벤 킹슬리)이 그랬다. 모두 거물급 배우가 캐스팅 됐다는게 공통적이다.


히어로 영화에서 히어로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게 있다면 바로 그에 걸맞는 악당이다. 다크나이트가 역대 최고의 히어로물이라 극찬받은 이유는 배트맨 때문이 아니라 히스레저가 완벽하게 연기했던 조커 때문이었다. (언젠간 꼭 다크나이트를 리뷰하고 말겠어) 이번 영화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메즈 미켈슨이라는 거물급 배우를 캐스팅해서는 너무나 허무하게 보내버리는 결말을 보여준다.(물론 결말 자체는 정말 괜찮았다.) 뭐 어쩔 수 없는 전개라고는 보여지지만 항상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여러가지 면에서 마블에게 아주 의미있는 작품이 되었다. 사실 두드러지는 단점들을 다소 길게 말씀드려서 그렇지 그 두가지만 제외하면 화려한 영상과 더불어 중간중간 깨알같은 마블식 유머, 거기에 향후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멀티버스까지 등장해 관객들을 한층 더 즐겁게 해준다.


필자처럼 마블을 사랑하는 분들에겐 정말로 추천드리는 영화다. 현재 토르: 라그나로크,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등장이 확정된 가운데 앞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잘생김을 연기하는 오이의 활약을 기대한다.


이번에는 특별히 다음 리뷰 예고를 해드리려고 한다.(인기 좀 얻더니 친절해졌지?)



바로 어제(참고로 필자는 10월 30일에 기사를 작성 중이다),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영상 제작 프로젝트 '꿈즈'의 영상 시사회를 다녀왔다. 사실 청소년이 제작한 영상이기에 퀄리티나 메시지 면에서 큰 기대는 하지않고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예상 외로 각각의 작품들이 너무나 고퀄리티라서 깜짝 놀랐다.


무비적무비적에 리뷰글을 작성하기로 하고서 간 입장에서 도대체 쓸게 있으려나 싶었는데 시사회를 관람한지 하루가 지난 지금, 이미 각각의 작품별로 하고싶은 얘기가 상당히 많다. 그만큼 걱정도 앞선다. 작품수가 8편이기 때문(....뭐, 죽기야 하겠어?) 조만간 미디어 경청 사이트에 8편의 영상이 업로드 될 예정이니, 그 때에 맞춰서 무비적무비적 꿈즈 특집 스포일러 리뷰를 진행해보도록 하겠다. (스포일러 리뷰라고 했습니다. 꼭 영상들을 감상하신 후에 리뷰를 봐주세요!)



※사진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를 본 후의 감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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