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중 : 김가은 통신원] 작년과는 다른, 두 번째 강릉을 느끼다

다시 돌아온 2박 3일간의 여름 휴가

여름 방학을 맞아 우리 가족은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여행지를 정하는 건 생각 외로 간단했다. 문득, 작년에 방문했던 강원도 강릉이 생각났다. 올해 여름 휴가도 강릉에서 보내기로 했다. 이모와 이모부, 사촌 동생도 함께였다.

 

사실 이 여행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취소될 뻔했다. 그러나 우리 가족에겐 지혜가 있었다. 여행은 가되, 작년처럼 많이 움직이지는 말고 주로 숙소 앞에 있는 바닷가와 식당 위주로 움직이기로 했다. 역시 아빠다. 매번 여행 계획을 짤 때마다 상황에 딱 맞게 일정을 계획하신다.

 

8월 1일, 강릉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이모네 식구들은 이미 강릉에 도착해 하룻밤을 보냈기에, 가는 길은 우리 가족만 신경 쓰면 되는 일이었다. 휴게소에 들러 소떡소떡과 오징어 등 맛있는 간식을 사 먹기도 했고, 중간에 들린 휘닉스 평창 루지랜드에서 신나게 루지를 타기도 했다. 여행길에 오르는 데 설렘이 배가 되었다.

 

 

루지랜드에서 조금만 더 달리니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던 숙소가 보였다. 우리는 짐을 풀고 곧장 수영복으로 갈아입고는 이모네 식구들을 만났다. 바닷가에서 보니 오랜만인 얼굴들이 더 소중하고 반가워 보였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우리는 저녁 시간이 될 때까지 바다에서 여름을 즐겼다. 비록 마스크를 쓰고 치는 헤엄이었고, 중간중간 소나기가 오기도 했지만, 그때의 우리에겐 마스크와 날씨 따윈 전혀 방해되지 않았다. 함께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사실이었다.

 

첫째 날 밤은 그렇게 모든 식구가 치킨 파티를 하며 지나갔다. 아빠가 다운받아 온 영화를 보기도 하고, 라면도 끓여 먹었다. 역시 여행지에서 하는 모든 것들은 평범할지라도 늘 새롭게 느껴진다. 행복한 밤이었다. 

 

설렘으로 가득한 밤잠에서 깨어나 보니 금세 둘째 날 아침이 밝아있었다. 이모네 식구들은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같이 보낸 시간이 하루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쉬웠지만, 우리는 그만큼 남은 휴가일을 재밌게 보내기로 하고 오전부터 바다로 나가 수영을 했다. 사촌 동생이 남겨놓고 간 물놀이용품으로 재밌는 수영을 할 수 있었다.

 

수영이 끝나고 숙소에 올라간 우리는 어떻게 하면 완벽한 오늘을 보낼 수 있을지 계획을 세웠다. 정해진 목적지는 두 곳. 초당 순두부 아이스크림 전문점과 횡성 한우 식당이었다.

 

 

 

기대하며 먹은 첫 순두부 아이스크림의 맛은? 우와 굉장히 신기하고 황홀한 맛이었다. 아이스크림의 본질인 시원하고 달콤한 맛은 그대로이면서 두부만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어우러진 행복한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은 네 명이었지만 아이스크림 컵은 다섯 개, 그만큼 우리 가족은 순두부 아이스크림에 만족했다.

 

횡성 한우도 상상 그 이상이었다. 가끔씩 집 근처의 고깃집이나 서울의 한우 전문점에 방문하여 소고기를 사 먹곤 했지만, 역시 본고장의 맛은 확연히 달랐다. 입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씹힐 틈도 없이 살살 녹지만 고기 특유의 쫄깃함도 살아있고,  게다가 풍부한 육즙까지. 등심과 갈빗살로 시작한 우리는 모듬 한우까지 추가하여 먹었다. 후식으론 냉면까지. 행복한 저녁이었다.

 

 

여행의 즐거움도 잠시, 또 하룻밤이 지나고 나니 떠나는 날이 되었다. 아쉬운 마음을 가지며 체크 아웃을 했다. 우리는 마지막 만찬을 즐기러 막국수 맛집을 찾았다. 

 

나와 내 동생은 원래 막국수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냉면이나 쫄면 등은 취향에 맞아 잘 먹었지만, 막국수는 메밀로 만든 국수이기 때문에 메밀 특유의 향이 별로 맞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날 우리가 들른 식당의 막국수는, 우리 자매같이 메밀의 향 때문에 막국수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입맛에도 착착 맞을 맛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메밀 전병과 함께 우리 식구 네 명은 각자 막국수를 한 그릇씩 비웠다.

 

여행은 지루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삶 또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을 주기도 한다. 이번 우리 가족의 여름 휴가 또한 네 명의 식구들에게 각각 다른 형태로든 삶의 불꽃이 되었기를 바라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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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정보

김가은 기자

화정중학교 3학년 김가은 청소년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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