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인터넷신문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

우리 사회에 있어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대두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란 모든 영역에서의 부당한 차별과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률이다. 이와 비슷하게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있는데, 이것은 현재 법률로 적용된 '장애인차별금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 조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수차례 제정 건의되었지만 여론의 반대로 모두 기각되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수차례 기각되었음에도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에도 차별을 금지하는 법 조항이 존재하는데 굳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또한 여러 가지 차별 받는 정체성을 지닌 사람은 하나의 차별 받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차별을 받고, 심지어 두 가지 이상이 중첩되어 받은 차별은 증명하기 힘들 수도 있다. 가령 '여성이면서 장애인인 사람'은 여성이면서 비장애인인 사람이나 남성이면서 장애인인 사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차별을 받고, 여성이라서 차별 받거나 장애인이라 차별 받는 것 이상으로 여성이면서 장애인이라 차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우리나라의 법으로는 여성이면서 장애인이라 받은 차별을 증명하기 어려워진다. 개별적 차별금지법은 복합적인 상황을 단편적으로 잘라 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법의 사각지대가 생기게 된다.

 

또한, 기본적으로 정체성을 이유로 한 부당한 사회적 차별은 자살의 심리적 요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회문화적 요인이다. 실제로 차별을 경험한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자살충동을 더 빈번하게 경험한다. 반면 사회적 지지는 차별 경험과 연관된 자살 생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차별과 자살률은 긴밀한 관계를 띠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인 사회 전체의 흐름과 무관하게 개인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도 차별금지법은 필요하다.

 

실제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혐오 표현의 금지를 법제화 할 뿐, 그에 따른 처벌에 대한 조항은 이와 각개로 존재한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요지는 처벌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임을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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