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인터넷신문

노래를 좋아하는 내 귀 속 벌레?! "귀벌레 현상"

왜 하루종일 귓속에서 노래가 맴돌까? (수능 금지곡들이 생긴 이유)

 

  누구나 한 번쯤은 어떤 노래를 듣고 난 뒤 그 노래의 일부분이 귓속을 맴도는 듯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귓가에서 마치 반복 버튼을 누르는 것처럼 계속해서 노래의 가사 또는 멜로디가 되풀이되는 이러한 현상을 바로 ‘귀벌레 현상’ 이라고 한다. 이때 ‘귀벌레’란 귓속에 벌레가 있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 용어를 만든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제임스 켈라리스 교수가 2001년에 시행한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귀벌레 현상은 전 세계 인구의 98%가 경험할 정도로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특히 90% 이상의 사람들은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 귀벌레 현상을 겪고, 4명 중 1명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이 현상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한 심리 학회에서는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노래들과 그 노래들의 공통점들에 관해 조사하였는데, 조사에 따르면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노래들은 대부분 박자가 빠르고, 기억하기 쉬운 단순한 멜로디를 갖고 있으며, 특정 리듬이 반복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어, 샤이니의 ‘링딩동’, 프로듀스 101의 ‘픽미’등의 노래들처럼 말이다. 

 

  이러한 귀벌레 현상은 중요한 시험을 볼 때처럼 깊게 집중해야 할 순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귀벌레 현상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귀벌레 현상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기제이다. 흔히들 귀벌레 현상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청각’ 때문일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 현상은 ‘뇌’와 관련이 있는데, 우리 몸은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하고 뇌에서는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기 위해 한곳에 쏠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려고 한다. 이때 뇌는 기억에 남은 노래를 떠올려 관심사를 다른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신체의 긴장을 해소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 증거로 2012년 하이만 주니어라는 학자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⅔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귀벌레 현상을 겪었던 노래가 평소 자신이 싫어하던 노래가 아닌, 좋아하던 스타일의 노래였다고 답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인 것이다.

 

 하지만 귀벌레 현상 때문에 중요한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몇몇 중독성 강한 노래들이 수능 금지곡으로 불리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귀찮은 귀벌레를 퇴치할 수 있을까? 앞서 소개했던 제임스 켈라리스 교수에 따르면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음악 중 73.7 %는 가사가 있는 노래라고 한다. 그 이유는 음악을 듣고 기억하는 뇌 부위가 말하는 뇌 부위와도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웨스트워싱턴 대학교 아이라 하이먼 교수는 노래의 중독성이 강한 부분이 계속 떠오른다면 오히려 노래 전체를 듣거나 불러서 노래를 끝내버리면 특정 구간만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하이먼 교수는 스도쿠나 퍼즐 맞추기 등과 같이 머리를 쓰는 다른 일을 하는 것도 귀벌레 현상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 팀의 실험에 따르면 껌을 씹거나 말을 하는 것도 귀벌레 현상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도울 수 있다. 

 

 귀벌레 현상은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하는 셈이다. 그러니 이 기사를 읽은 신갈중학교 학생들은 혹시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 귀벌레 현상이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처하여 귀벌레를 퇴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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