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의 KPOP 칼럼] 한국 아이돌의 일본 활동에 대하여

"귀여우면 장땡"?
한국 팬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한국 아이돌 제작사는 한국, 일본, 해외를 나누어 마케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앨범을 발매하고, 일본에서도 앨범을 발매하고, 간혹 영어 버전으로 음원(앨범)을 발매하는 경우도 있다. 왜 세계 공통어인 영어 버전을 내는 경우보다 일본에서 더 활발하게 앨범을 발매하는 일이 많을까? 또 한국 아이돌과 일본 아이돌은 어느 점에서 차이가 있을지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과 일본이 아이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데, 이 태도 간의 차이가 왜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지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는 '아이돌은 귀여우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아이돌을 바라볼 때 다른 평가적 요소를 개입시키지 않는다. 일본의 아이돌 제작사들은 일부 대중의 이 같은 의견을 잘 알고 있는 것인지 악의 완성도나 춤의 난이도 등에 공을 들인 티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은 음악의 완성도부터 아이돌의 외모, 노래 실력, 춤 실력, 끼, 팀워크 등 여러 잣대를 가지고 아이돌을 평가한다. 한국 제작사들 역시 이런 대중을 알고, 또 아이돌 자신들도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큰 관심과 욕심이 있어(직업의식이 결여된 사람은 돈에 눈이 멀어 이런 요소에 관심이 없기도 하다) 날이 갈수록 무대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불러왔다. 이런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 진출한다. 일본 대중들은 실력과 끼는 물론 '귀여움'까지, 정말 다 갖춘 한국 아이돌을 보고 어떤 반응을 하겠는가? 일본에서는 성공적 컴백이 확정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확정된 성공을 바라고 일본 앨범을 활발하게 발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아이돌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기 쉽다는 것이 일본 한정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 대해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일본 한정 앨범 발매에는 두 가지 허점이 있다.

 

첫째, 일본 한정 앨범 발매는 한국 팬들에 대한 차별 대우로 이어진다. 한국 아이돌은 말 자체로 한국을 기점으로 두는데, 한국에서 선보인 적 없는 음악을 일본 한정으로 선보인다면 한국 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도 하고, 아이돌 제작사에 대해 원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 앨범 발매 자체에는 강한 반감이 없고 오히려 자신의 아이돌이 더 큰 인기를 얻을 것을 상상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요점은 '일본 한정'이다. 이전에 한국에서 발매하여 인지도를 얻은 음악을 일본 발매하면 고정 소비층을 잡을 수 있을 텐데, 왜 새로운 음악을 발매하는지 의문이다.

 

한국 아이돌이 한국 아이돌인 만큼 한국에서 인지도가 쌓이고 한국에서 성적을 거둬야 인정을 받는다. 그만큼 한국 팬들이 중요한데, 한국 팬들에게 공을 들일 시간에 일본을 겨냥한 마케팅을 하고 있으니 팬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것이다. 한국에서 컴백 하고 활동을 해야 스트리밍을 돌려서 음원 차트에 이름을 올리고 앨범을 내야 사고 앨범 차트에 또 기록을 남기고 연말에는 시상식 투표에 힘써서 상까지 손에 쥐여줄 텐데, 한국 활동을 덜 하고 타지에 나가서 외국어로 노래하고 있는 아이돌의 모습에 팬들은 환멸을 느낀다.

 

둘째, 더 큰 세계 시장을 노릴 기회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한국 팬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팬에게도 적용된다. 해외 팬들은 국경과 언어의 제약을 넘어 쉽지 않은 응원을 하고 있어 어쩌면 한국 팬들보다 더 분노할지도 모른다. 또 일본 앨범 발매에 드는 시간과 비용보다 결과가 부실하다. 해당 앨범을 영어로 녹음하고 영어 앨범으로 발매했다면 영어가 세계공용어인 만큼 더 많은 사람이 마케팅 대상에 포함되므로 더 대단한 결과를 불러왔을 것이다. 확정된 작은 성공보다 더 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어떨지 감히 제안해본다. 한국 아이돌 제작사들이 더 큰 세계 시장을 야심 차게 노리기를 바라며 칼럼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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