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찬의 독서 칼럼] 학습만화의 득과 실

 

초등학생이 있는 집이라면 WHY 시리즈 책이나 마법 천자문  같은 학습 만화가 있는 집이 많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친구라도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그려진 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을 읽는다는 재미에 학습만화를 즐겨 읽게 되어 많은 부모님들이 사주셨기 때문이다. 얼마 전 고고 카카오 프렌즈라는 책이 100만 부 돌파 기록을 세웠다.  WHY 나 마법천자문, 서바이벌 만화 과학 상식 등은 1000만 부 이상의 누적 판매량이 집계되었다. 이 뿐 아니라 학습만화의 판매량은 매년 약 10%씩 증가하고 있다.1

 

동생이 읽고 있던 고고 카카오 프렌즈의 내용을 살펴보았다. 주인공들이 악당을 물리치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이 임무 완수 과정에서 그 나라의 역사, 문화, 인물 등을 알려주는 책인데 13권 호주의 예를 들어보자면 호주는 인구의 90퍼센트가 영토의 5퍼센트에 불과한 해안 지역에 살고, 내륙은 광활하지만 너무 메말라서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 내륙 지역은 아웃백이라고 불리는데 이것은 바깥을 보고 사는 사람들의 등 쪽이 위치한 곳이라는 뜻이라는 설명 등이 되어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만화를 읽으면서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만화에는 재미있는 인물과 상황 그리고 그림이 실려 있기 때문에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과학이나 경제, 역사. 인물 같은 어려운 내용의 책을 만화로 구성하면 아이들의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보니 아이들이 여러 번 읽게 되어 오랫동안 책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요즘 아이들은 영상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글만 있는 책보다는 영상처럼 그림이 있는 책을 더 재미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단점이 되기도 한다. 작은 말풍선 안에 짧은 글로 표현하다 보니 어휘력이 빈곤해질 수 있다. 글로 된 책에서는 길게 표현할 문장도 짧은 문장이나 단어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화만 읽어서 어휘력이 부족해진 어린이는 글밥이 많은 책을 읽기 어려워져 더욱 만화에만 빠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그리고 독해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림을 보고 영상으로 이해하는 것에 익숙해진 어린이들이 글을 읽기는 하는데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독해력과 사고력을 키우기가 어렵다. 이런 결과로 고학년이 될수록 평범한 독서를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나기 쉽다.

 

그럼 어떤 방법으로 학습만화에 대한 흥미를 일반 독서로까지 연장할 수 있을까?  학습만화를 무조건 금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금지 보다는 가정에서 약속을 통해 권수를 정해보고 스트레스 해소용 정도만 허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식 습득에서 메인 요리가 되는 것은 일반적인 독서이고 학습 만화를 읽은 것은 맛보기 정도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맛보기인 학습만화를 통해 독서의 입맛을 돋운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메인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어야 한다. 만화가 아닌 책을 만들 때도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갈지 생각하고 만든다면 아이들이 더욱 책에 흥미를 가지고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에 온 가족이 독서 여행에 빠져 보는 것도 코로나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https://news.joins.com/article/23917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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