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지의 독서 칼럼] 타임머신으로 알아보는 미래 인류의 모습은

하버드 조지 웰스 <타임머신>

만약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3차원에 사는 우리에겐 시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나에게 타임머신을 준다면 나는 과거로 돌아가 망쳤던 시험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미래의 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래로 가서 미래의 내 모습을 구경하고 싶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발전된 인류의 기술을 확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런 '타임머신'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사용한 책인 하버드 조지 웰스가 지은 <타임머신>은 말 그대로 타임머신을 탄 주인공, 시간 여행자가 미래로 이동해 신인류를 만나고 온다는 이야기다.

 

 

주인공인 시간 여행자는 최초로 타임머신을 발명한 사람이자 그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여행한 여행자이기도 하다. 그는 언제나 미래를 향한 지적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이었기에 타임머신을 타고 먼 미래를 여행하기로 한다. 먼 미래로 도달한 시간 여행자는 두 부류의 '인류'를 만나게 되는데, 아름다운 외모와 뒤떨어진 지적 수준을 가진 연약한 '엘로이'와 험상궂은 외모와 거의 퇴화한 시력으로 발전된 문명을 이룬 '몰록'이 그들이다. 시간 여행자가 처음 만난 신인류는 엘로이였다. 그들은 지적이며 새로운 기술을 많이 창조해냈을 것이란 시간 여행자의 신인류에 대한 기대와는 다르게 어린아이와 같은 지능 수준으로 오히려 인간보다도 퇴화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배가 고프면 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고, 놀고 싶으면 주위 엘로이들을 불러 함께 이야기하며 뛰어노는 그들은 평화로워 보였으나 시간 여행자로 하여금 어딘가 의문점이 들게 했다.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은 제법 발전된 기술로 지어진 건물들과 여러 편의시설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엘로이들의 지능 수준으론 도저히 이 환경을 창조해내지 못 했을 거란 생각이 든 시간 여행자는 이 먼 미래에 엘로이가 아닌 다른 신인류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결과적으론 그 가설은 맞았고 시간 여행자는 새로운 신인류, 몰록을 만난다. 몰록은 엘로이와 정반대로 지하에 살고 있었으며 그 때문에 퇴화한 시력을 가졌다. 또한 사납고 기괴한 외모 때문에 인간보다는 하나의 괴물이라고 생각할 법했다. 이런 몰록의 주식은 엘로이였으며 몰록은 밤마다 엘로이들을 지하세계로 납치하는 사냥을 한다. 그러나 몰록이 엘로이와 대립하는 것은 사실이나 몰록은 엘로이들이 사는 신식 환경과 좋은 시설을 만들어주는 일도 한다. 힘이나 지식 등 모든 분야에서 몰록이 엘로이보다 훨씬 우세하여 굳이 '먹잇감'으로 전락한 엘로이들을 보살펴줄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다. 결국, 시간 여행자는 엘로이와 몰록을 뒤로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엘로이와 몰록이라는 끔찍한 신인류를 변화시킬 방법을 찾기 위해 새로운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타임머신>을 읽으며 나는 엘로이와 몰록이라는 두 가지 신인류를 보고, 저자가 빈부격차가 증가하는 사회적 문제를 풍자했다고 생각했다. 저자 하버드 조지 웰스는 20세기 산업혁명이 진행되며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책들을 많이 썼던 작가였다. 그 중 <타임머신>은 부유한 사람들은 평화로운 삶을 누리며 지상 세계에서 살아가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땅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다 점차 땅 밑에서 자신들만의 사회를 창조한 것이라는 추측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 문제를 풍자했다. 그래서 몰록이 엘로이를 위해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부유한 계층을 위해 노동했던 저소득층 인류의 습관이 남아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갔던 몰록이 엘로이를 잡아먹으며 뒤바뀐 먹이사슬의 위치는 우리가 빈부격차가 주는 끝이 어딘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엘로이와 몰록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낸 책, <타임머신> 속 이야기가 정말 먼 미래 인류의 현실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