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연의 KPOP 칼럼] 코로나가 만든 팬 사인회

영상 통화 팬 사인회의 시초는 놀랍게도 3대 기획사가 아닌 TOP MEDIA

코로나19는 생각보다 길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비교적 안정을 찾은 방송국도 비상이었다. 각 방송 프로그램의 방청도, 콘서트 및 팬미팅 같은 공연 또한 제한되었다. 그렇게 잃은 것 중 하나가 팬 사인회이다. 코로나 때문에 아이돌과 만날 자리가 없어진 팬들은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잠시, 아이돌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생겼다. 영상 통화로 진행되는 팬싸인회, 영통 팬싸를 소개한다.

 

팬 사인회 응모 방법은 이전과 비슷하다. 음반사마다 응모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다. 팬 사인회에 당첨된 사람들에게 당첨 안내 메시지가 오고, 진행 일시와 그 외 주의 사항 등을 알려준다. 팬들은 해당 메시지를 참고하여 영상 통화를 기다리면 된다.

 

 

 

 

 

팬과 아이돌이 1 대 1로 영상 통화를 하며 사인과 대화를 하는 시간이 1분 혹은 2분 정도 주어진다(때에 따라 다름). 타이머가 끝나면, 단호하게 영상 통화 연결을 끊어버리지는 않고, 한두 마디 정도는 더 나눌 수 있게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의 1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팬들은 여러 가지를 준비한다. 원래 오프라인 팬 사인회에서는 소품을 활발하게 사용하였다. 선물이나 손편지를 주거나 혼인신고서를 떼어 와 앨범 말고 여기에 사인을 해달라고 장난을 치기도 한다. 또 더 예쁜 사진을 위해 머리띠나 그 외 액세서리 등을 가지고 오기도 하고, 꽃가루를 불어 달라고 하거나, 비눗방울이 자동으로 나오는 버블 건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팬 사인회가 영상 통화로 진행되며 이 같은 것들은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현재 영통 팬싸에서도 살아남은 것은 바로 말장난이다. 이 같은 말장난을 '드립'이라 하고, 이 단어가 팬 사인회의 준말 '팬싸'와 합쳐져서 '팬싸 드립'이라는 말이 생겼으나 사용 빈도가 낮아 거의 사어가 되었다. 팬싸를 떼고 그냥 ‘드립’의 형태로 사용한다. 능청스럽게 전화를 받고 왜 이제야 전화하냐 말하거나, 잘 보이냐고 묻다가 ‘보여’를 거꾸로 말하면 무엇일지 퀴즈를 내는 것(팬이 의도한 정답은 여보)등을 드립이라고 한다. 이렇게 그대로 남아있는 팬싸 문화가 있다면, 새로 생긴 팬싸 문화도 있다. 이모티콘 챌린지는 팬들이 카메라에 이모티콘을 보여주면, 아이돌이 그 캐릭터를 따라 하는 챌린지이다. 단순하지만 만족도 높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효자 챌린지이다.

 

팬 사인회가 오프라인에서 영상 통화로 바뀌며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많지만 영상 통화 팬 사인회가 가지는 가장 큰 의의는 KPOP이 영상 통화와 융합했다는 것이다. 팬 사인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행사 중 하나이다. 팬 사인회 여부는 응모 방법에 의해 앨범 판매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있어 KPOP 경제 시장이 흔들릴 수 있었으나 팬 사인회를 영상 통화를 통해 진행함으로써 보다 원활하게 굴러가게 되었다. 또한 팬들의 수요에 맞는 적절한 공급이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렇게 KPOP은 코로나19를 기회로 영상통화와 융합하여 팬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였다.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더 많이 소통하는 KPOP이 되길,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 되고 KPOP 경제 시장이 더 단단해지길 바라며 칼럼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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