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랑의 보건 칼럼3] 타오르는 불길

주변 친구들에게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병원'이라는 단어와 함께 '태움'이라는 단어도 함께 떠올려 저에게 괜찮겠냐고 물어봅니다. 간호사는 환자를 돌 보는 사람이지 태움을 당하는 사람이 아닌데 왜 태움 문화가 일반화 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사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작은 불씨가 점점 타오르면 모든 사물이 재로 변합니다.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은 불씨가 재가 될 때까지 타오르면 태움이 됩니다. 태움이란 경력있는 간호사가 새로들어온 신임 간호사에게 악의적으로 괴롭히는 것을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라는 말로 비유해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우리는 한 번쯤 '태움을 당한다.', '태움한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겁니다. 이러한 태움이 일어나는 이유는 의료계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호주에선 간호사 한 명당 환자를 5~6명 정도 돌보고 한국 간호사는 14명 정도 환자를 돌본다고 합니다. 

 

 

선배 간호사 입장에서는 14명의 환자를 담당해야 하고 신임 간호사도 케어해야 합니다. 신임 간호사에게 업무를 가르쳐야 하지만 위급한 환자들이 우선이고 그렇게 되면 신임 간호사는 선배 간호사에게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지 못해 계속해서 실수하곤 합니다. 하지만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일들을 하기 때문에 사소한 실수라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 간호사와 신임 간호사 사이에 악순환이 계속해서 생깁니다.  그럼 실수를 해서 혼내는 것이 태움일까요? 아닙니다. 신임간호사가 잘 못 한 것에 대해서는 충고를 들을 수 있지만, 악의적으로 혼내거나 지속해서 괴롭힘은 것이 태움입니다.  실제 제 친척 언니 사례를 들자면 자신이 잘못 한 일에 대해서 꾸짖음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 언니네의 가족들에 대한 모욕감을 주고 일부러 환자들 앞에서 혼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서울 A 병원에서 과로와 직장 내 태움으로 인해 간호사가 자살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당한 이유와 정당한 혼냄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혼내는 것은 신임간호사를 위한 것이 아닌 명백히 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자 케어와 신임간호사까지 가르쳐야 하는 선배 간호사 입장이 이해 안 간다는 것이 아니라 혼냄과 태움은 다르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선배 간호사들이 신임 간호사를 잘 케어할 수 있도록 1인당 적정한 환자 수를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불씨는 우리도 충분히 끌 수 있습니다. 태움이 더 큰불로 번지기 전에 태움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면 작은 불씨를 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1)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4397219&cid=43667&categoryId=43667

2))(https://www.youtube.com/watch?v=ASxC2S77B3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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