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의료/심리 칼럼] 폐렴과 우울증 사이의 공통점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

 

 

 

작년 필자는 12월 말쯤 서점에서 읽을 책을 고르다가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라는 책을 찾아 읽게 되었다. 책의 85쪽에는 작가 ‘서늘한 여름밤’이 우울증을 겪었던 당시의 감정이 그림과 함께 적혀져 있다. 그중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문장은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들 하는데, 솔직히 마음의 폐렴 정도이지 싶다. 폐렴의 증상은 생의 에너지를 조절할 수 없는 느낌부터 시작되었다 .”1인 데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우울증에 대해 자료를 찾아보다 우울증이 감기처럼 결코 한번 앓고 지나갈 만한 가벼운 병이 아니라고 필자가 느꼈기 때문이다.

 

먼저 우울증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가벼운 우울한 기분과는 다르다. 이런 가벼운 우울감은 누구나 흔히 느낄 수 있지만, 우울증은 기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과 신체적 활동에도 우울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우울증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을 살아가기 힘들어지고 이를 극복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무기력함이 계속된다. 심한 경우엔 자살을 생각 할 수도 있다. 2

 

필자는 이런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칭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먼저 감기와 폐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감기는 200여 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재채기, 콧물, 미열,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폐렴과 달리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폐렴은 어떨까? 폐렴은 폐의 폐포에 발생한 염증을 일컫는데, 증상으론 폐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폐 증상과 더불어 전신적으로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폐렴 또한 증상이 가벼울 시 반드시 입원할 필요는 없지만 스스로 호흡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중환자실에 입원하여 치료받아야 한다. 필자는 스스로 호흡이 힘들 정도라면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것도, 전신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감기보단 폐렴이 우울증의 증상과 흡사하다고 느꼈다. 3

 

그렇다면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도움이 되는 활동엔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긍정적인 마음은 자신에게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도록 동기를 유발하며, 만약 도전한 일이 흐지부지되거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다시 도전 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은 보통 무기력함에 영향을 받아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을 꺼리는데 이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스스로 노력한다면 분명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다. 버킷리스트는 보통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평소엔 전혀 도전해보지 못할 만한 것들의 목록을 적는 것이다. 하지만 버킷리스트의 목록이 꼭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만 적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무 생각 없이 1시간 동안 누워있기,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기억을 그림으로 그려보기, 종일 나와 데이트하기, 나에게 편지 써보기, 내가 잘한 행동 생각해보기 등 스스로가 ‘이건 꼭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되는 목록을 적어보고 하루 동안 실천한 뒤에 목록을 지워보며 성취감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목록들을 지워나가다가 목록이 다 지워지면 버킷리스트를 쓰기 전보다 몇 배는 추진력 있고 자신감 있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일기를 쓰는 것이다. 필자는 하루 동안 힘들었거나 생각이 많거나 별일이 없었는데도 우울할 때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 있었던 일을 적는다. 다이어리에는 무조건 내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내 입장에서의 다른 사람의 행동이 어떻게 느껴졌는지 그때의 내 감정이 어땠는지를 중점적으로 적어나가다 보면 차츰차츰 감정이 정리되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일기를 다 쓴 후에 내 일기를 읽어보면 ‘내가 아무 일이 없었다고 생각한 날에도 어떤 일이 있어서 내 기분에 영향을 미친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반대로 아무 일이 없어도 괜히 날씨가 안 좋았다거나 그냥 내 기분이 안 좋은 날이었을 수도 있다. 이렇듯, 일기를 쓰며 머릿속을 정리하면 꽉 막힌 것 같아 답답했던 마음이 훨씬 후련해진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런 일기들이 차곡차곡 모이면 내가 예전엔 이런 것들 때문에 마음이 힘들었고 이때는 이 일을 이런 행동으로 대처하는 게 도움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현재와 과거의 내가 일기를 통해 소통하며 발전된 나를 만들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가 과거엔 이래서 지금 이렇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금지이다. 그 이유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달라진 점이 많고 그 원인을 내가 힘들었던 일 때문이라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 과거 때문에 현재에 힘들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일기를 읽으며 이땐 이랬지만, 이젠 아니야 라고 생각을 하며 우울한 감정이 날 지배하지 못하도록 미리 스스로 최면을 거는 것이다.

 

우울증은 자신의 감정이기 때문에 타인이 아무리 이겨낼 수 있다고 해도 내가 이겨내지 못한다고 믿으면 위의 방법들도 별 효과가 없다. 그러니 자신을 더 믿고 칭찬하다 보면 우울증이 점점 작아지며 늪에 빨려 들어가는 것 같던 기분도 날아갈 것이다. 현재 우울증을 겪고 있는 많은 분이 위 방법을 실천하며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자신과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인용 :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늘한 여름밤 본문 85쪽 중

2.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119852&cid=51004&categoryId=51004

3.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926619&cid=51007&categoryId=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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