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문화 칼럼] SNS에서 가짜뉴스를 믿게 되는 심리

가짜뉴스는 과연 인류사에서 새로운 현상일까? 그렇지 않다. 책 <호모데우스>에 따르면 유사한 현상이 인류 초기 때부터 일어났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국지의 적벽대전도 제갈공명이 일종의 가짜뉴스로 적을 유인하여 아군을 승리로 이끈 사례로 볼 수 있겠다. 한편 2016년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을 거치며 가짜뉴스의 심각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후 이와 관련된 단어 ‘탈진실’이라는 단어가 옥스퍼드 사전의 올해의 단어로 선정될 정도로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오늘날 전 세계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DMC미디어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뉴스를 읽기 위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비율은 약 40.5%에 달했고, 소셜 미디어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했을 때 오늘날 그 비율은 더 높아졌을 것이라 추론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서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이용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소셜 미디어가 가짜뉴스가 자라나는 비옥한 토양과도 같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의 소셜 미디어는 가짜뉴스가 자라나는 기반이 되었다.

 

 

현대인들에게 뉴스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된 반면 뉴스의 양은 셀 수 없이 많다. 또한 가짜뉴스의 파급

효과의 이익에 비하면 제작 비용은 매우 적은 편인데, 인터넷 수익구조 상 조회수와 수익이 비례에 가까운 관계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짜뉴스의 제작자들은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코드를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존의 성향이나 고정관념을 유지하려는 심리적 기제인 ‘확증 편향’을 가지는데, 책   <가짜뉴스의 고고학>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유저의 기대를 파악하여 타겟팅 컨텐츠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걸러진 정보’만 접하게 되는 '필터 버블' 속에 갇히게 되어, 자신의 신념을 유지시킬 수 있다면 가짜뉴스까지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여기에 ‘에코 체임버 효과’도 작용하는데, 이는 소셜 미디어에서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소통하게 됨에 따라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의 말은 들리지 않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의 말만 증폭되어 거짓일지라도 마치 진실처럼 느끼게 되는 심리적 현상을 의미한다. 집단지성을 위한 공론장이었던 소셜 미디어가 에코 체임버로 변질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짜뉴스는 ‘공유 기능’의 파급력을 업고 진짜뉴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확산된다. 이러한 가짜뉴스는 개인의 성향을 극단화시킴으로써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건전한 여론형성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나아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케임브리지 애널래티카’가 페이스북 상에서 5천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를 활용하여 맞춤형 정치 광고를 제공하여 트럼프의 승리를 도왔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소셜미디어 상의 가짜뉴스가 선거 결과의 왜곡과 나아가 민주주의의 훼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현명하게 소비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존에 미디어 수용자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의 비판적 수용 능력 함양 교육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생산자들이 자신이 제작한 컨텐츠가 수용자들에게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지 숙고하고, 허위정보를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 의식을 가질 때 비로소 가짜뉴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경우 파급력이 큰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고려하여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개선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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