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은의 자연과학 칼럼] 지구를 위해 지켜야 할 인간의 도리

 

최근, 온몸이 새까만 원유로 뒤덮인 한 새의 사진을 담은 기사를 읽게 되었다. 이는 인간의 원유 유출 사고에 의해 피해를 본 것이었다. 세상에는 나쁜 동물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애초에 인간을 제외한다면, 이 지구상에 악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지구라는 하나의 행성이 망가져 가는 것은 오로지 인간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인간, 즉 우리는 평화로운 지구에서 아무 죄가 없는 생명체들에게 피해를 주며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일까?

 

45억 년 전 무렵, 우주라는 넓고 공허한 공간에 우리의 행성, 지구가 탄생했다. 탄생 초기의 지구는 여러 운석, 미행성 등과의 충돌에 의해 마그마 바다가 생성되어 활활 타오르는 불덩이 그 자체였다. 맨틀과 핵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던 지구는 암석이 기체 상태로 존재할 정도로 매우 높은 온도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일시적일 뿐, 오랜 시간이 흐르자, 지구에 존재하던 마그마 바다의 온도는 점차 내려갔고, 결국에는 완전히 굳어 고체로 변하였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밟고 있는 지구의 단단한 껍질, '지각'이다. 이후에도 지구의 온도는 계속해서 꾸준히 내려갔으며, 이로 인해 비가 내리고 해양, 대기 등이 형성되면서 마침내 우리에게 친숙한 모습의 지구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대략 300만 년 전, 지구에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탄생하였다. 얼핏 보면 이는 상상도 잘 안 될 만큼 오래전의 사건인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지구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절대 그렇지만은 않다. 지구의 나이를 24시간으로 가정하고 인류의 탄생 시점을 시간으로 나타낸다면 이는 밤 11시 59분 2초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이는 인간이 지구의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작은 시간 동안 존재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구의 일대기를 인류의 탄생 전과 후로 나누어도 될 만큼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 아주 많은 영향을 끼친 존재이기도 하다.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624812&cid=47307&categoryId=47307)

 

그렇다면, 지구에 '매우 늦은 시각에 방문한 손님'과 같은 존재인 인간은 어떻게 거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전, 한 가지 체크해야 할 점이 있다. '지구에 거대한 영향을 끼친' 인간은 '300만여 년 동안 존재해온' 인간이 아닌 '인류의 문명 탄생 이후'의 인간으로 정의하는 것이 정확하다. 더 자세히 말하면, 최근 수백 년 동안의 인간이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인간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발전의 속도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해왔다. 인간이 발전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발전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은 좋은 소식처럼 들릴 수가 있다. 하지만, 이 점의 이면에는 인간의 무한한 욕심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더 살기 좋은 세상,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인간은 환경, 지구와 같은 '인간 외의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에게 터전을 제공해준 지구를 인간의 발전을 위한 '도구', '소모품'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욕심은 끝이 없다'라는 말처럼 인간은 자신의 무한한 욕심을 이루기 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계속해서 노력해왔고 그와 동시에 지구 또한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되었다.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인간의 무책임한 행동에 의한 피해자가 인간 그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행성에는 인간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체가 존재한다. 아무런 죄가 없는 그 생명체들이 인간의 행동에 의한 피해자가 된다는 것은 전혀 용납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인간의 무자비한 행동에 의해 상처를 입으며 죽고 멸종된 생명체의 수는 엄청나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곳에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난 동물들만 봐도, 지구와 지구 내의 많은 생명체들에게 피해를 주는 인간의 영향력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인간이 지구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이곳은 상상 이상으로 평화로운 낙원 그 자체였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천'이라는 것이 최우선 순위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서 인간에 의해 지구가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어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몸소 실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지구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전혀 어렵지 않은데도 말이다. 쓰레기 재활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등과 같은 것들은 그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방법들을 꾸준히 반복해서 결국 체화를 시키게 된다면, 숨 쉬는 것만큼 간단하고 쉬운 방법들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실천'의 단계로 옮기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제공해준 우리의 삶의 터전, 지구를 위해 마땅히 지켜야 할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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