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 독서 칼럼] 자아의 신화를 찾는 길, 연금술사

"자아의 신화"란 자신의 인생의 길,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일을 말한다. 연금술사 속의 등장인물, 멜키세덱은 팝콘 장수를 보고 팝콘 장수의 자아의 신화는 여행하는 양치기가 되는 것이였지만,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팝콘 장수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처럼 자아의 신화는 자신이 진실로 하고 싶은 것, 진짜 자신의 자아가 누구인지를 찾는 것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나르키소스의 얘기가 나와 있다. 이 얘기는 나르키소스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 호수에 비친 자신의 얼굴 보다가 그 호수에 빠져서 하늘나라로 가서 다른 동물들과 호수가 애도하는 결말로 끝난다. 그런데, 이 오스카 와일드의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좀 다른 결말을 가지고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나르키소스 이야기에서는 호수는 나르키소스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 애도하는 것이 아니라 나르키소스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애도하는 것이라고 나온다.

 

연금술사에서 주인공인 산티아고는 부모님의 신부가 되라는 바람을 거절하고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여행을 다니며 자유로운 삶을 사는 양치기 소년이다. 산티아고는 보물에 대한 꿈을 2번 연속으로 꾸게 된다. 살렘의 왕인 멜키세덱을 만나고 이집트 피라미드로 가라는 조언을 받으며 우림과 툼밈이라는 보석을 받고 물을 찾으러 이집트 피라미드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떠나는 도중, 만난 어떠한 남자에게 돈을 다 뺏기게 되고 더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되자 돈을 벌기 위하여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게 된다. 이 크리스털 가게는 한때 손님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었던 곳인데, 지금은 손님이 거의 없는 가게였다. 이 가게에서 산티아고가 일하자, 사람들은 크리스털 가게에 오게 되고 크리스털 가게는 예전처럼 손님들을 많이 맞이하게 된다. 이 크리스털 상인은 '마크툽'이라는 단어를 소개한다. 마크툽은 "어짜피 그렇게 될 일이다"라는 의미이다.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하며 돈을 모아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되고 산티아고는 크리스털 가게를 떠난다.

 

산티아고는 여행 도중 여인을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보물을 찾기 위한 여행을 이어서 나가기 위해 사랑하는 여인과 잠시 헤어지게 된다. 여인을 뒤로한 채 여행을 하던 산티아고는 연금술사를 만나 함께 사막을 지나 이집트 피라미드에 도착하였지만, 거기에는 보물이 없었다. 사실 그 보물은 산티아고가 항상 생활하던 교회에 있었다.

 

연금술사에서 살렘의 왕 멜키세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멜키세덱은 자아의 신화라는 개념을 산티아고에게 알려주며 산티아고에게 자아의 신화를 이루기를 빈다며 응원을 해주고 우림과 툼밈이라는 보석도 건넨다.  그러나 산티아고는 여행을 통하여 보물을 찾은 것이 아닌 매일 잠을 자던 낡은 교회에서 보물을 찾게 된다. 산티아고는 그저 자신이 '여행을 한다'는 자아의 신화를 이룬 것뿐이다.

 

"수저에 놓인 기름 두 방울을 떨어뜨리지 않고 저택을 구석구석 보는 것" 이 연금술사에서 나온 자아의 신화를 실현하는 방법이라고 나온다. 이처럼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방법은 우리 멀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대한 의미부여와 주변에서 찾는 소소한 행복들이 자신의 자아의 신화를 이루는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다. 이 책에서의 "보물"은 "행복"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산티아고가 매일 잠자던 낡은 교회에 보물이 있었듯이 우리의 주변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의 주변을 한번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리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미래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자신의 주변의 행복들을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미래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지금 당장 내 옆,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들 또한 중요하다. 주변의 사람들, 친구들과의 수다,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공부 등 소소해 보이는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 자신의 자아의 실현 길잡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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