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연의 시사/심리 칼럼] 다가올 미래, 제 2차 쓰레기 대란의 징조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 WHO가 전 세계에 코로나 19를 팬데믹(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선포했다. 이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시되며 많은 사람이 불특정 다수와의 만남을 꺼리는 것은 물론 물건을 공유하는 것에 있어서도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중 가장 큰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바로 음식점이나 커피숍 등에서 사용하는 다회용품이었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감으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많은 지자체에서 그동안 금지해왔던 일회용품 사용을 권장하게 되며 일회용품 쓰레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4월 15일 선거에서 사용했던 비닐장갑, 집콕인들이 늘어감에 따라 배달용품과 같은 일회용품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쌓여가는 쓰레기의 양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었다. 감염병에 대한 예방으로 시행해왔던 정책들이 지금에 이르러서 결국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부터 두 달간 울산광역시의 재활용 쓰레기 배출량을 살펴보면 종량제봉투로 배출된 쓰레기, 재활용 쓰레기, 음식물류 폐기물로 구성되는 쓰레기 중 플라스틱 쓰레기가 총 쓰레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증가율도 폭발적이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2831.7t으로 약 4배 이상 증가했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코로나 19 이후 전년 대비 25% 이상 더 증가했다.  또한 수원시 자원 순환 센터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플라스틱의 반출량은 약 1843t으로 지난달보다 약 300t이 넘게 급증했다.

(인용: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37429&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감염병의 확진을 막기 위해 많은 사람이 집 안에 틀어박히면서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는 그 쓰레기들을 처리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는 것에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주로 소각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의 경우 소각 과정에서 청산가리보다 더 강한 독성을 불러일으키는 '다이옥신'을 발생한다.(인용: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5662791&cid=62802&categoryId=62802

 

대표적인 환경 물질인 다이옥신은 생성 시 쉽게 분해되지 않고 토양이나 침전물 속에 축적되어 토양을 오염시킨다.  플라스틱이 소각도, 매립도 쉽게 거행될 수 없는 이유이다. 쓰레기와 관련된 시설은 시민들이 꺼리는 님비시설이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매립시키고자 할 때도 그 과정이 순탄치 않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매립지는 이미 포화 직전 상태로 결국 지금 한국은 쓰레기 소비는 계속해서 늘어가도 이를 처리할 공간이 없는 난공불락의 상황에 부닥쳐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에서 2018년 자원재활용법을 개정해 커피전문점과 같은 매장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고 다양한 정책들을 도입하며 '일회용품 줄이기 캠패인'을 실시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두려움이 전염되면서 비대면 소비와 다회용품 거부로 인해 현재에 이르러서는 모두 무산된 것이다.

 

이처럼 쓰레기가 엄청난 속도로 증식하듯이 증가하자 제2차 쓰레기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캠페인이 속속히 탄생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여겨 볼 수 있는 것은 재난법인 기후변화센터에서 추진하는 '배달 음식 없는 하루 챌린지'를 꼽을 수 있다. 일회용품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림과 동시에 배달음식 대신 집밥을 해 먹으며 건강 챙기기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모두 이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벤트는 4월 29일부터 5월 15일까지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된다. 참여 방식도 집밥 인증샷을 통해 '#배달음식없는하루챌린지'와 같은 해시태그를 남기면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하지만, 의미 있는 이벤트이다. 당장 일회용품 사용을 혼자서 줄여나가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이와 같은 이벤트의 참여를 통해 여러 사람과의 유대 속에서 조금씩 쓰레기 배출량을 줄여가는 것 역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참고:http://www.greened.kr/news/articleView.html?idxno=249334)

 

코로나 19로 인해 다회용품에 대한 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바깥에 나가는 것보다 배달음식을 시키기가 더 쉽고 안전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이용되는 일회용품 서비스와 멈출 줄 모르고 증가하는 쓰레기들은 결국 우리의 목을 옥죄이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코로나 19가 퍼지기 전, 우리나라는 플라스틱과 같은 쓰레기 문제점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졌고 텀블러와 같이 일회용품보다 자신만의 다회용품을 들고 다니며 쓰레기 감소에 모두 동참했었다. 심각해진 쓰레기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이에 대한 경각심이 강조되는 지금 과거 국민들이 보여주었던 시민 의식이 다시 빛을 발해야 할 때가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의 논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코로나의 재확산 문제에 대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만큼 무조건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사회 문제가 있음에 늘 귀를 기울이며 올바른 쓰레기 분리배출을 통해 쓰레기 수거를 돕고, 가정 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 쓰레기의 양을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티끌 모아 태산이듯이 이와 같은 우리 모두의 작은 노력이 모여 이제는 눈앞까지 다가온 쓰레기 대란을 막아내는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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