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의 북 칼럼] "외면은 이제 그만, 더 소중한 것을 찾아서"

우연히 한 매체에서 방글라데시 소녀 미나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미나는 9살밖에 되지않은 소녀이고 미나의 모든 가족은 하루에 8시간씩 담배공장에서 일하지만 700원밖에 받지 못한다. 이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내일을 걱정하지 않을 만큼 이렇게 풍족한데 나보다 어린 지구 반대편의 이 소녀는 왜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할까? 이에 대해 궁금해진 나는 전세계의 빈민 양극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에 관한 책을 찾다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이 책은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라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과 견문을 통해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쓴 책이어서 더 현실적이다. 또, 책의 구성이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세계의 기아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어서 전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어쩌면 전세계의 기아문제는 나 조차도 외면하고 있던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단지 '나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라는 단순한 이기심으로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도 쉽사리 잊어버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은 나의 이기심을 꼬집었다.

 

이 책이 가르쳐준 현실은 차가운 강물처럼 잔혹했다. 내가 전혀 몰랐던 잔인한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란... 사실 가난한 나라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 나라의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내부적인 요인은 그 나라의 특수성이 대부분인데 내전, 정치적·사회적 문제 등이 있다. 그리고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전세계적으로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있다.

 

물론 가난한 나라가 부유한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호물자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나라에서 자급자족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전세계적인 경제 지배자들의 각성과 연대의식이다.

 

가난한 나라들이 빈곤으로부터 발버둥처도, 식량이 지금의 인구의 2배를 먹여살릴 정도의 양이 있어도 가난한 나라들이 계속 빈곤한 이유는 경제 지배자들의 탐욕과 독점 때문이다. 세계시장에서의 곡물가격은 소수의 경제 지배자들에 의해 결정되고 그들의 이익에 따라 가격이 급상승하여 국제기구에서 곡물을 제 3세계의 나라들에게 지원해주려고 해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가난한 나라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 나라만의 특수적인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선진국들의 이기심과 신자유주의라는 체계 때문에 그들의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 사실을 알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이 사실을 몰랐던 나 자신의 무지함을 반성했고 이들의 고통을 알리고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1세기는 글로벌 시대라고 다들 흔히 부른다. 아무래도 전자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더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가까워진 만큼 모든 나라가 평등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무래도 강대국을 중심으로 모든 정치나 외교의 정세가 흘러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글로벌 시대라고 부르는 만큼 부유한 나라들은 제 3세계의 불쌍한 현실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이 부유한 이유는 결국 제 3세계인들의 착취로 얻은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라도 전세계적으로 빈곤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모두가 평등하게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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