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윤의 광고 칼럼] 광고, 더 이상은 필요 없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고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이 아직은 우리에게 버겁기만 하다. 매일 자기 할 일만 해도 바쁜데, 세상이 돌아가는 것에까지 관심을 두기에는 하루가 너무 짧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세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AI’와 ‘알고리즘’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에 의하면 알고리즘은 나도 모르는 나의 성향을 파악해 줄 것이라고 한다. 굳이 고민 없이 최선의 선택권이 알고리즘에 의해 주어지니, 그 누가 어렵게 결정을 하려 할 것인가. 개인의 선택권들이 자연스럽게 AI와 알고리즘에 넘어가게 되어 결국 인간은 이들에 의존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책 속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당신이 웹을 서핑하고 유튜브를 보고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읽을 때, 알고리즘은 용의주도하게 당신을 모니터하고 분석한다.” “나보다 더 나에 대해 잘 아는 알고리즘..”

위의 사실들을 조합하면 사람들은 알고리즘에 기꺼이 자신이 쥐고 있는 일상의 모든 결정권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정보를 공유해서 좀 더 나은 추천을 받는 것으로 시작해, 나중에는 결정까지 내려주기를 바랄 것이다. 그 이후로도 알고리즘에 의존하고 싶은 유혹은 점점 커져만 갈 것이다.

 

                                                선택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어찌보면 시간낭비

 

이처럼 AI는 인간이 넘을 수 없는 장벽을 넘어가고 있다. 예상대로 알고리즘이 개인을 대신하여 매일 입을 옷을 정해주고, 볼 영화와 들을 노래를 정해주며, 장 볼거리까지 대신 결정해 준다고 생각해보자. 지금의 우리는 각종 광고에 노출되어 그 광고를 보고 솔깃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대신 결정을 내려주는 세상에서 광고는 무용지물이 돼버릴 것이다. 알고리즘에 의해 최고의 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눈에 광고가 제대로 보일 리가 없다. 이미 마음속으로 결심을 품은 사람들 앞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딱히 달라질 건 없다는 소리이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을 자신의 제품을 사도록 끌어드리는 것이 목표인 광고제작자들에게는 엄청난 비극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광고는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할까. 아무리 창의성이 요구되는 일은 미래 전망이 밝다고 해도, 창작물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전망이 밝을 수가 없다. 광고를 만드는 사람만 있고 소비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 시장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플랫폼의 발전으로 위기를 겪은 텔레비전 방송처럼, 광고 또한 이번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 새롭게 성장하길 바란다. 그냥 홍보로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예술이 될 수 있는 광고. 이러한 광고들은 아무리 알고리즘이 성장한다고 해도 그 그늘 속으로 사라지지는 못한다. 이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시간이 온 것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