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희의 미술 칼럼] 호크니의 물

정말 멋진 수영장 그림을 하나 소개해 보려고 한다. 우선 이 작품을 그린 데이비드 호크니는 영국 출신 팝 아티스트이자 사진작가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인기 있는 예술가이다. 그 인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더 큰 첨벙', '클라크 부부와 퍼시', 더 큰 그랜드 캐니언' 등 여러 작품으로 유명하다.

 

호크니의 작품 중에는 '더 큰 첨벙',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작가라는 수식어가 생기게 해준 '예술가의 초상' 등 물이 그려진 작품이 많다. 그리고 작품마다 물을 묘사한 방법이 다양하다. 이번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에서도 나왔는데 호크니는 물을 표현하는 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호크니가 물을 표현한 많은 작품 중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그림이 있는데 바로 '녹색 없이 두 가지 파란 안료와 선, 크레용으로 그린 석판화' 이다. 제목만 들으면 그리 멋있진 않지만 그림을 보면 깔끔하면서도 엄청 시원하다.

 

 

 

나는 이번에 열린 데이비드 호크니 전시회에서 이 그림을 처음 봤다. 다른 작품들도 물의 느낌이 잘 표현돼 있지만 나는 특히 이 작품이 가장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깊은 수영장에 있는 물을 내려다볼 때 부드러우면서도 약간 다가오는 공포와 색채에서 나오는 시원하면서도 서늘한 분위기가 너무 생생하게 표현돼 있어서 그런 거 같다. 그리고 나는 평소에 물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 작품을 볼 때 물에 들어가기 전 설렘도 느껴져 더 좋았던 거 같다. 이 작품은 약간 일러스트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이 주는 거리감보다는 친근함과 익숙함을 선사한다. 다시 말해 왠지 예쁜 엽서 같은 곳에 그려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런 정서는 호크니의 다른 작품들에도 많이 베어져 있으며, 그만큼 호크니의 작품이 현재 트렌드와 잘 맞고 대중성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이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기가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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