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외교통상 칼럼 8] 중국의 위기, 이대로는 위험하다

 

  

 

중국의 시황제 시진핑의 독재 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서 시진핑이 집권한 지 5년 만에 이례적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관련기사가 누락되었다. 정치·경제적으로 위기에 봉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초 열릴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국면을 전환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지난 3월 장기집권이 현실화 되었을 때의 당당한 시진핑의 중국은 어쩌다 이러한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일까?

    

우선 경제적으로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여파로 경기 둔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2분기 성장률은 6.7%1분기 대비 0.2%포인트 떨어졌고, 증시 위축과 기업 채무불이행(디폴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더구나 중국이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실력을 갖추기 전에 첨단기술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의미하는 `중국몽`을 내세워 미국에 반감을 사면서 무역전쟁이 고조됐다는 당 내부의 비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최근 중국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백신이 불량으로 판명된 와중에 고혈압 치료제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돼 회수령까지 나와 당국을 향한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지난 54일 베이징대 캠퍼스 중심의 산자오디 광장에서 70대 남성이 글자 수가 1만여 자에 이르는 대자보를 붙였다. 이 대자보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 강화와 지난 3월 개헌을 통해 3연임 금지 규정을 철폐한 것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지난 74일 상하이에서 또 다른 소동이 일어났다. 둥야오칭이란 이름의 여성이 상하이 도심에서 공산당 선전 포스터에 큼지막하게 인쇄된 시 주석의 사진에 먹물을 뿌리며 시진핑의 독재와 폭정에 반대한다고 말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렸다. 그 뒤 중국 각지에서 이를 모방해 시진핑 사진이 인쇄된 포스터나 선전판을 훼손하는 사건들이 일어났다. ‘불경행위의 확산을 보다 못한 당국이 거리에 내걸린 시 주석의 초상화를 철거하고 다른 내용의 선전물로 대체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시 주석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에도 그의 절대 권력은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 주석은 이미 당··정을 모두 확고히 장악하며 `당 핵심` 칭호를 부여받았고, 올해 3월 양회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 집권의 길까지 마련했다. 또한 집권 1기부터 이어져온 부패 척결 운동으로 정적이 대부분 제거된 상황에서 정치국 상무위원들까지 심복으로 채워진 터라 도전할 세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 한 나라의 수장이 쉽게 흔들릴 리는 절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독재가 먹히던 옛날의 국민들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중국 공산당이 공산당 통제가 느슨해질 조짐을 보이자 1930년대 대장정 의미를 역설하는 등 이데올로기 교육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는 얼렁뚱땅 넘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위기는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고 작은 금들이 모여 결국 균열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G2의 명성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의 변화와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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