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수의 학술/언어 칼럼 1]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

과장된 겸손함, ‘갑질 손님’만들어 감정노동자에게 정신적 피해... “손님은 왕 이라는 생각 버려요”

아메리카노 나오셨습니다.” “품절이세요” “사이즈가 없으세요커피숍이나 마트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물론 문법적으로 잘못됐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다고 인지하고 받아들인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재귀대명사 사용이 남발되고 있다고 한다. you me처럼 원형을 써줘도 되는 곳에 굳이 재귀대명사를 써서 공손한 표현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칼럼니스트 Roger Cohen 은 이러한 사태를 전염병이라고 칭했다

 

 

그는 그의 칼럼에서 사람들은 한때 기계를 만들었지만, 현재는 당신의 지갑을 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아부하는 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한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한 신문기사에서도 직원들이 손님을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사람이 아닌 상품에 높임말을 쓴다고 밝혔다. “높임말이 왜 문제가 되는거지?” 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을 더 부각시켜, 급기야 드라마 한 장면처럼 직원이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상황까지 다다르게 만든다

 

커피숍 아르바이트와 같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감정노동자이다. 학생들 중 대다수도 미래에 감정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감정노동자의 친절함에 이들이 자신의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폭언을 하거나 무분별한 행동을 하는 손님들이 꽤 있다. 최근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대두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커피숍이나 마트에서 손님은 왕이라는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갑질 고객이 되지 말고, 직원을 친절하게 대하는 태도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등 한 마디의 말도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