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의 외교통상 칼럼 4] 제주도 난민문제 : 언제까지 방치하고 있을 셈인가

제주도 예멘난민 수용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국민들 중 난민수용에 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이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한데, 일각에서는 이렇게 수용반대를 외치고 있는 이들을 가리켜 인종혐오주의자라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난민을 배척하는 것은 인종혐오에 지나지 않으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난민법을 제정한 나라로써 국제 사회에서의 책임을 다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국민의 대다수가 반대를 주장하는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난민 범죄에 대한 불안감과 우리나라의 고유문화가 변질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난민을 관용적으로 수용하기에는 넘기 힘든 큰 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가 난민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는 이 상황에서 그 속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 다른 국가들의 선례를 찾아보며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난민은 6850만 명으로 집계된다. 영국의 전체 인구 6657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난민들이 가장 많은 유럽에서의 반감은 더욱 거세다. 최근 몇 년간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극우정당의 득세현상과 민족주의 열풍 또한 반 난민정서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유럽연합 탈퇴) 역시 독일의 난민 분산 수용안에 대한 반발감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헝가리에서는 난민을 도와주면 처벌하는 반 난민 법, ‘스톱 소로스’(Stop Soros) 법안이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으며 통과했다.

 

유럽 국가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난민들을 배척했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난민들로부터 등을 돌리게 된 걸까. 가장 먼저 치안문제를 꼽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6년 독일 쾰른에서 벌어진 집단 성폭력 사건이 있다. 이후로도 독일 내 난민 관련 범죄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난민을 돕던 독일의 한 여성 활동가가 무슬림 이민자에게 살해당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난민 2명이 프랑스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나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여기에 전통적인 이슬람 율법을 고수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에 대한 이슬람 혐오도 중동난민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5일 예멘인 난민신청자 등에 대한 난민 인정 심사가 시작됐다. 앞에서 본 것처럼 대규모 난민수용이 이뤄진 국가들이 겪고 있는 크고 작은 갈등이 우리나라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결국 난민수용 반대주장을 만들었다. 이와 같은 선례가 일부의 극단적인 사례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국민들이, 미래의 자손들이 안전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정부의 몫이다. 그렇기 때문에 뜨거운 난민문제에 현재처럼 미지근하게 눈치 보며 행동하기 보다는 모두가 마주앉아 현실을 직시하며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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