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역사문화칼럼 17] 중국이 꿈꾸는 동아시아

한국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중국은 기후협약 탈퇴 등 자국 이익 우선의 미국과 달리 자유무역 등을 천명하며 글로벌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서구 중심의 국제 질서 규칙을 다시 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중국 스스로는 패권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힘을 가진 중국이 어떤 세계질서를 구축할지가 세계의 관심사이다.

 

 

 

 

 

엄청난 인구와 경제력을 바탕으로 굴기한 중국의 부상은 국제질서에 일대 충격으로 다가왔다. 과연 중국이 세우고자 하는 새로운 세계질서는 어떤 모습일까아마도 중국은 16세기 조공체계와 화이사상을 근간으로 한 전통적 중화질서로의 회귀는 사실상 불가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21세기 주권국가가 현대의 보편적 가치로 수용되고 있기 때문에 만일 중국이 과거의 조공질서를 추구한다면 이는 전 세계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중국은 서구 주도의 현 국제 질서를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고, 다만 현대 국제질서를 따르면서 여기에 중국 특색을 정교하게 더한 중국 특색의 현대 국제질서의 수립을 원할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꿈꾸는 미래 세계질서는 어떤 것일까미래 국제 질서는 각국이 주권국가로 구성되지만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영향력 차이가 존재하는 일종의 등급질서이다.

 

, 각국은 정치적으로 평등하나 국력 차이로 중국이 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등급 질서는 세계적으로는 몇몇 강대국이 이끌어가는 다극체제이되 적어도 동아시아 역내에서만큼은 주도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주변국 동의를 얻기 위해 왕도정치를 펼 것이며 말을 듣지 않는 나라엔 경제적 압박을 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에 가해지는 중국의 압력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 당사국들에게 가하는 압력을 보며 중국이 힘의 논리에 기반 한 자신들의 질서 구축에 착수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글로벌 강대국으로서의 중국이 어떠한 형태를 갖출지 아직은 탐색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그리고 중국의 미래구상이 함께 경쟁하는 다른 강대국들의 상호견제, 그리고 수많은 중견국 또는 약소국과의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하기에 따라 중국이 그리는 질서 또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간 남북문제와 북핵문제 등 당사자가 관련된 여러 현안에서 코리아 패싱으로 이어졌던 사안들이 우리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외교로 한반도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었음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고려의 외교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려는 한마디로 여러 나라와 외교를 하되 결정적인 순간엔 실리를 취하는 등거리 외교를 매우 전략적으로 실행한 국가였다고려는 다원적 대외질서 속에서 동아시아 세계 질서의 한 축을 이루었으며 당시 동아시아 관계는 고려 역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21세기, 중국이 덜 패권적이고 더 호의적인 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우리로선 아주 노련한 외교력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같은 시점에 신북방 정책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재로 북한이 미국, 일본과 국교 정상화를 통한 국제 사회 동참을 유도하고 북핵으로 인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데 한국이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이는 거대한 중국 옆에 있는 한국이 중견국 으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역할을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신남방 정책은 중국 중심의 교역에서 벗어나 시장을 다변화 하는 등 한반도 경제 영역을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지며 이는 동남아지역 진출을 늘려 미국,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중국만을 바라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통해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것에 이어 올해 베트남과 ‘1000억 달러 교역을 약속하며 동남아시아 진출이 구호에 그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한국은 강대국의 종속변수를 넘어 주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중국은 긴 역사 속에서 세계의 중심이라는 역사적 자신감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과 더불어 G2라는 지위를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이웃을 둔 한국은 싫으나 좋으나 이들과 함께 해야 할 운명일 수밖에 없다여기에 대응하는 우리는 발 빠른 대처와 영민함으로 우리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실력으로써 중국에 대응하는 현명함이 필요할 것이다.

 

 

칼럼소개: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들을 찾아  칼럼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