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의 수의학칼럼 3] One Health - 하나의 건강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다.



모든 생명은 등급이 없다 ~~! One health 개념은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은 서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내용이다.

 

19세기, 독일인 의사이자 병리학자인 Rudolf Virchow는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라는 용어를 만들고 "인의학과 수의학 사이에는 구분 선이 없다. 그리고 있어서도 안 된다." 라고 말했다.

 

1947년, 수의사 James H. Steele는 미국CDC에 수의공중보건학 부서를 설립함으로써 인의학과 수의학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원 헬스 개념을 더 발전시켰으며, ‘One Health One Medicine' 이라는 슬로건은 '인간의 건강과 수의학'이라는 책을 저술한 수의역학자이자 기생충학자인 Calvin Schwave에 의해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One health’라는 단어는 2003년 4월 7일 워싱턴포스트의 Rick Weiss기자가 에볼라 출혈열에 대한 기사를 쓰면서 William Karesh의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은 더 이상 독립적으로 논의되어선 안됩니다! 단지 하나의 건강(One Health)만이 있을 뿐입니다. 산재해 있는 공중보건문제의 해결책은 바로 각자 다른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협력하는 것입니다." 을 인용하면서 등장했다.

 

One Health 개념처럼 동물은 사람의 건강에 영향을 주며 반대로 사람도 동물의 건강에 영향을 준다.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국의 경우 아기가 태어나면 애완동물이 아기 건강에 안 좋다고 해서 못 기르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유아기 때 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아기의 아토피 및 알러지 등 면역력 질환이 감소한다는 내용이 Nature의 Outlook 기사에 나왔다. 이러한 개념은 위생가설(hygiene hypothesis)에 근거하는데 유아기에 더러운 환경에 노출이 되어야 면역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유아의 경우 장내미생물 형성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을까?

 

한때 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메르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국민들이 감염에 대한 공포로 불안했던 일이 있다. 낙타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매개동물로 지목되면서, 메르스뿐만 아니라 동물을 통한 질병이 사람에게 전염이 되는 신종 전염병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의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초기 방역 대책이 '메르스 재앙'의 원인이 됐지만, 다른 시각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사람에게 발생한 신종 전염병 중 60%가 인수공통전염병일 정도로 인수공통전염병의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이 중 75% 이상이 야생동물에서 유래된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앞으로 광견병, 조류인플루엔자(AI) 등과 같은 '인수공통전염병'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넘나드는 새로운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이 나타나 확산될 수도 있다.

 

인류의 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 동물, 생태계 건강 분야의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의미다.

 

즉 의사, 수의사, 보건 전문가, 야생동물 관리자, 생태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기관들이 힘을 모으고 소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에 대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질병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이러한 원 헬스 개념을 환경 파괴로 인한 환경독성, 국민의 식품위생, 의생명 과학 등 보건분야 전반에 적용·도입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항생제 내성과 인수공통전염병 등 국민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원  헬스'를 도입한다고 한다.

 

보건복지부는 4월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보건의료분야 유공자, 종사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도 보건의 날 기념행사'와 '원 헬스 포럼'을 개최했다. '원 헬스 포럼'은 새로운 건강정책 패러다임인 'One Health 접근전략'을 소개하고 다분야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됐다.

 

복지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부처간 칸막이를 낮추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은 높이겠습니다” 라는 슬로건 아래 원 헬스 기반의 범 부처 합동 대응체계를 제안한 바 있다. 복지부는 앞으로도 관계부처와 함께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한 다분야, 다 부처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이 같은 포럼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점점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커지는 다양한 건강위협 요인으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One Health 접근전략'을 기반으로 다분야‧범 부처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새로운 신종 전염병이 세계 보건의 위험요소로 부각되면서, 국제 사회는 이미 보건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 시 동물을 통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병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서 앞으로 발생 가능한 신종 전염병의 대유행을 사전에 차단하는 원 헬스 전략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우리도 인간과 동물, 환경 생태계와 야생동물의 건강 문제를 개별적으로 관리할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 내에 원 헬스 기구를 설립하고, 이와 관련된 제도를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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