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이의 시사칼럼 5] 문화예술이 사회에서 갖는 역할

‘예술’이란 미적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그렇다면 21세기인 지금 문화예술이 현대사회에서 갖는 역할과 가치는 무엇일까? 흔히 ‘예술’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우리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클래식 음악이나 미술 작품 등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약 7세기 전, 예술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르네상스 시기에 예술이 보유하고 있던 가치와 역할은 어떠했을까? 중세시대부터 예술이란 소수 계층의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었던 대상이자 그들만이 누리던 일종의 소유물이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당시 예술의 힘과 범주와는 차원이 달라졌다. 예술의 범위뿐만 아니라 예술을 즐기고 소비할 수 있는 대상이 빠르게 늘었고 지금은 모든 사람이 길거리만 걷더라도 예술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음악, 문학, 미술, 영화, 무용 등 다양한 종류로 세분될 수 있는 문화와 예술은 ‘21세기 국력의 바탕’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지배하는 현시대에 문화예술의 범주는 인간의 이성적 및 감성적 능력의 창조적 산물과 연관된 모든 분야를 망라한다. 그중에서도 대중들이 가장 쉽고 빠르게 접하고 소통할 수 있는 분야는 아마도 영화와 음악일 것이다.

영화가 현대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지대하다. 영상 매체 중에서도 영화는 대중을 사로잡는 흡입력을 바탕으로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동시에 사람들의 비현실적인 상상 및 욕망까지도 표현해내는 강력한 매체다. 영화의 힘은 영화가 현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최근 검찰과 법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쏟아지면서 영화가 현실 법조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도가니>, <재심>, <이태원 살인 사건> 등의 영화가 잇따라 성공리에 종영하면서 영화의 소재가 된 실제 사건의 관련자들이 입을 열기도 하고, 이전에는 상상도 못 했을 법한 정부 고위관료의 책임이 거론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는 시대의 트렌드를 이끌기도 한다. 예를 들면 2001년 상영된 영화 <엽기적인 그녀> 및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의 여주인공인 배우 전지현은 엄청난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 영화로 당시 대부분의 남성의 이상형은 긴 생머리에 하얀 피부, 마른듯한 몸매를 가진 여성이 됐다. 전지현에 자극을 받아 사회적으로 다이어트와 웰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처럼 관객들은 스크린에 띄워진 가상의 일들을 현실 속 본인의 삶에 대입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영화에 빠지게 된다.

음악 역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집 밖을 나서자마자, 티브이를 켤 때마다, 또 친구들과 대화할 때마저도 음악은 늘 우리 곁에 함께 있다. 음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2016년 가수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밥 딜런은 정치와 사회, 철학, 문학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한 깊이 있는 가사로 ‘음유시인’으로 불려온 미국의 대표적인 포크 가수다. 스웨덴 한림원은 그를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고 평했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1992년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대표적으로 사회적인 영향을 미친 가수라고 할 수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기 전에는 발라드나 트로트 음악 등이 대한민국 대중 음악계의 주류였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로 랩 음악이 가미된 댄스 음악이 가요계를 장악하게 됐다. 특히 이들이 발표한 곡은 사회적 반향까지도 불러일으켰는데, <발해를 꿈꾸며>, <Come Back Home> 등이 대표적이다. <발해를 꿈꾸며>라는 곡을 통해 그들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통일을 염원했다. <Come Back Home>이라는 노래와 뮤직비디오는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집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지 않고 위로함으로써 그들의 행동에 변화를 불러왔다. 이처럼 음악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도 모르는 사이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예술은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때로는 유희적 표현뿐 아니라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문학 치료, 음악치료, 연극치료, 무용 치료 등의 예술치료는 사람들의 심리적 혹은 신체적인 질병까지 치료한다. 예술치료는 진정한 공감을 통해 정신질환, 자폐증 등 구체적인 질병을 가진 사람은 물론 일반인 각자의 인격 성장과 발전, 자아 통찰력의 증진 등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예술이 과연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라진다면 어떠할까? 사실 예술은 물이나 공기처럼 생활 깊숙이 밀착되어 있어서 그 중요함을 잊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간의 정신적, 지적 활동에서 공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을 빼버린 우리 삶이 얼마나 공허하고 지루할지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나아가 소프트 파워의 역량이 곧 국력이 된 현시대에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예술 활동이 더 활발히 펼쳐지길 기대해본다.



칼럼소개 : 반갑습니다. 청심국제고등학교 2학년 조윤이입니다. 저는 어릴 적 다양한 문화권 경험을 통해 국제 외교 및 여성, 아동의 인권 등의 사례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는 제게 동아시아와 서양권 국가의 소통을 통한 사회문화적 협력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포부를 갖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미디어 경청 시사부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국내외에서 집중하고 있는 여러 시사 이슈들의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유용하게 전하고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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