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안양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삼성 썬더스와 안양KGC 인사공사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는 좋지 못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바로 KGC의 이정현이 삼성 가드 이관희의 목을 팔꿈치로 가격한 것.
특히, 평소 팔을 크게 휘두르며 파울을 유도하는 헐리우드 액션인 ‘플라핑’으로 국내 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는 이정현 이었기에 이번 사태는 더 큰 논란이 되었다. 또한, 경기 당시 심판진들이 벤치를 이탈한 양 팀 선수들에게(KBL 규정상 퇴장) 퇴장조치를 취하지 못하면서 많은 비난이 쏟아졌고, KBL 재정위원회는 이정현에게 150만원의 제제금을, 이관희에게 1경기 출전정지와 200만원의 제제금을 부과하면서 논란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논란은 바로 경기 후 KGC 김승기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후배가 선배를 밀치는 일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라는 식의 말을 하면서 한국 스포츠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지나친 선후배 인식이라는 문제점을 드러내 보였다. 물론 이관희의 폭력 행위는 잘못된 것이지만 과연 이 행위가 선배가 후배에게 한 것이라면 정당화 될 수 있었다는 걸까.
우리나라 스포츠들은 해외 스포츠 선진 국가들에서는 찿아볼 수 없는 독특한 선후배 문화가 있다. 과거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신인 선수가 공을 맞추자 타자가 마운드까지 올라와 후배의 빰을 가격하는 등 올바르지 못한 가치관에서 탄생한 잘못된 문화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루그네드 오도어가 무려 14년 선배인 상대 선수 호세 바티스타의 태클에 분노해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 한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물론 폭력이 올바른 행위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였다면 이렇게 후배가 선배에게 항의하는 장면은 절대 옳지 못한 것이라는 인식이 더 많을 것이다.
뭐든지 과하면 좋을 것은 없다. 한국의 선후배 문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역시 과하면 좋지 못하다. 또한 한국 스포츠가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잘못된 문화들은 점차 사라져야 할 것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주면서 자랑스러운 우리만의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