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무언가에 대한 집착으로 가득 차 있다. 일어나서 점검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잠잘 때까지도 손을 놓지 못한다. 이것에 집착할수록 우리는 더 아파져만 간다. 청소년 3명 중 1명이 이것에 중독되어 살아간다. 그리고 이것에 의한 사고는 계속해서 늘어나가기만 한다.
그렇다.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것에 의해 이런 삶을 살아가고 있다. 스몸비(스마트폰+좀비)라는 말이 보여주듯이 스마트폰의 폐해는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도, 진정한 소통을 할 수도 없다. 모두 스마트폰 속 자신의 세상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 세상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개인적인 공간이었다. 가족들이 함께 TV를 보는 시간에도 각자 스마트폰을 들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있다. 개인을 위한 공간은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들었다. 소통할 방법(SNS)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진정한 소통(疏通)은 어려워지게 되었다. 소통이 어려워지면서 ‘공동체’라는 단어는 점점 어색해져만 갔다. 스마트폰으로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다니기 때문에 우리는 더는 주위에 아름다움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소통이 어려워지고, 아름다움이 사라져 갈수록 우리는 더 아파져 갔다. 이러한 아픔의 시대에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가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람은 산다. 사람의 어원은 ‘살다’라는 동사라고 한다. 사람이라는 단어형성은 ‘살다’의 ‘살아갈 줄 아는 것’의 의미로부터 나오게 되었다. ‘살다’라는 것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살면서 삶을 변화시키며,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존재다. 무엇보다 우리는(청소년) 자라나는 과정에 있다. 사람답게 자라나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 우리는 배우기 위해서 지식을 입수하고, 정리하고 표현한다. 그러나 이 배움의 과정을 멈추는 것이 있다. 스마트폰을 계속해서 하게 되면 시냅스의 가소성으로 정리하거나 표출하지 못하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두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입수하지만 정리하고 표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배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을 디자인한 애플사의 수입과 이를 조립한 중국의 수입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은 애플이 시키는 대로 조립해 5원의 수입을 얻는다. 그리고 애플은 디자인한 값으로 엄청난 수입을 한다. 디자인은 전두엽을 사용함으로 정리하고 표출될 때 가능한 것이다. 지식을 정리하고 표출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더는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알아내는 것이 힘이다. 우리는 천조 개의 시냅스가 활동하기 때문에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창조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입수하지만 표출하고 표현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 아니다.
나는 고 2지만 한 번도 스마트폰을 가져본 적이 없다. 누구나 가졌다는 핸드폰을 가지지 못한다는 한 마디는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때로는 아이들과 공감을 하지 못하고 혼자가 될 때도 있었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데 없다는 이유로 아웃사이더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핸드폰이 없어 힘들고, 어렵고, 불편했지만 이 불편함은 나를 자라나게 했던 것은 분명하다.
누구나 스마트폰을 가졌다는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흐름 속에서 나는 나에게 스스로 특별하다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고 있지 않았기에 고개를 들고 사람을, 자연을 볼 수 있었다. 그들과 더 깊은 내면의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럴수록 나의 내면은 강해지는 것 같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견뎌내는 것은 나를 강하게 하고, 몰입하게 했다. 이는 나만의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미국의 유명한 그림책 작가 모리스 샌닥에 대해서 평론가들은 그의 어린 시절의 외로움이 그림책의 상상력과 창의력의 근간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멋쩍고, 뻘쭘하고, 때로는 이해받지 못하지만, 더 가치 있는 것을 고개 들어 볼 수 있게 만든다. 보는 것을 닮아간다는 말이 있다. 가치 있는 것을 바라보면 내가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하며, 창조하며, 변화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사람다움이 사라져가는 스마트 미디어의 시대 속에서 같이 더 가치 있는 길을 걸어가자. 스마트폰의 힘을 빌려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힘으로 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내 힘을 기를 때 비로소 자신을 알아 진정한 가치를 찾아갈 수 있다.
칼럼 소개 : 사회. 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힘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더 알아가기 위해 사회란 분야의 칼럼을 쓴다. 사회는 내가 어떻게 살 것이고, 이곳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스토리다. '사회'라는 세상의 스토리를 읽으며 한쪽 눈을 뜨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