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광복 ‘71’주년(물론 72년에 다 가고 있지만), 일본의 악독한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바로 그 경사스러운 세월의 숫자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자칭 단일민족이라며 자부하며 민족 간의 단결력과 저력을 자랑한 조선이 두 개로 나눠진 안타까운 세월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는 강대국의 간섭 속 양측간의 이념대립으로 하나의 단일화된 정부수립이 지연되었다. 물론 UN 총회에서 남북한 동시 총선거가 이행되었다. 하지만 계속된 대립으로 인해 남한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게 되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북한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이후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하여 3년 뒤 휴전이 성립된 6·25전쟁, 천안함 사건, 계속된 핵무기 위협으로 북한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에게까지도 반(反)북 감정을 일으키게 했다. 또한, 최근 2016년 5월 스위스의 대북체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또한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 사실 스위스는 김정은이 과거 유학한 나라일 만큼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북한이 독단적이며 세계평화를 깨뜨리는 활동이 심해지면서 스위스, 더 나아가서는 러시아까지 대북체제를 이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고립이 형성되면서 사람들은 다시 통일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우선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민족적,경제적,인도적인 측면에서 설명해보겠다. 우선 민족적인 측면이다. 한 영상은 한국을 거대한 코끼리 사이 ‘처마 밑 제비’라는 표현을 빗대었다. 이는 19세기 말부터 강대국의 이권침탈 과정 속 맞서 싸우고 버텨야 하는 한국의 샌드위치 현상을 익살스럽게 표현하였다. 사실 한국은 세력팽창을 하기에 불리한 지리적 조건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민족이다.”라는 민족 특유의 대동단결의식을 발휘하여 여러 외세침입도 견고하게 대처했다. 백범일지 중 김구는 통일정부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반만년의 우리를 이끈 것은 결국 사회구성원 간의 일치단결이라 했다. 즉 우리는 통일을 밑거름으로 삼아 올바른 과거 문화계승, 사상적 화합을 통한 진정한 외세로부터의 독립을 해야 한다. 이러한 민족의 시너지는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8강에 진출과 세계탁구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신화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는가? 다음은 사회적 측면이다. 아시아는 유럽, 북미와 반대로 수많은 영토갈등, 민족갈등으로 정치적인 안정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이익을 취해갈 수 있는 자유무역협정이나 경제 무대를 갖추지 못했다. 이러한 터가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글로벌 흐름에 맞추지 못하고 민족 간 분단에 휘말려 동아시아 간 공동번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경제침체와 같은 ‘붉은 여왕의 효과’는 계속될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는 미국의 정치·경제적 개입에서 해방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경제적인 측면이다. 북한은 국토의 약 80%의 풍부한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총 매장량의 잠재 가치는 무려 6,984조 원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자타가 공인한 IT강국이다.  우리는 항상 반도체에 필요한 원료를 수입했다. 하지만 통일이 된다면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의 수입의존형 성격에서 벗어나, 한국은 국제사회의 강대국 중 하나인 중국 희토류 패권에 휘말릴 필요 없이 북한의 희토류자원과 남한의 뛰어난 기술력을 합하여 동아시아의 최대규모의 내수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한반도의 북부지역이 연해주를 거쳐 연결된다면 중간무역의 발전과 타국과의 접근성이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유전개발 등을 도모할 수 있는 등의 황금빛 미래가 탄생할 것이다. 하지만 통일 직후의 순수 경제적 이익을 극단적으로 +/-로 표현해라 한다면 경제학자들의 대답은 십중팔구 '?'일 것이다. 사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소통의 흐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언어나 정서, 문화가 서로 정반대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이 거대한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국가기관과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막대한 자본의 투입이 요구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단 상태 유지 시 들어가는 연간 5조 원의 국방비와 약 30억 달러의 미군 부대 주둔비용은 영구적이지만 통일 후 요구되는 비용은 일시적이며 그 편익 또한 무한정적이라는 점을 결코 무시해선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통일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노동력은 직업군의 폭과 일자리의 기회가 커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통일은 필수이다. 이산가족 현황 수치에 따르면, 부부·부모·자녀가 이산가족인 경우가 46.4%로 가장 많았으며 80세 이상의 이산가족 중의 약 절반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50년대의 어머니, 아버지의 삶을 애상적으로 잘 드러낸 영화 <국제시장>의 이산가족상봉장면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박혀있다.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주고 사랑해주는 유일한 존재인 가족의 숨결을 곁에서 느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통이지 않을까?. 또한 북한주민들의 인권 차원에서이다. “진미야, 네가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였니?” 한 러시아 통역관의 질문에 한 8살 소녀는 대답하지 못 한 채 부르르 떨기만 한다. 그러자 그는 다시 질문을 바꿔 “그러면 네가 알고 있는 시 중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디니?” 라는 질문에 소녀는 마치 일정한 답이 입력돼있는 기계처럼 김일성찬양시를 부르기 시작한다. 지난 4월에 개봉하여 화제의 중심에 놓인 영화 <태양아래>의 마지막 장면이다. 이 영화는 북한의 실제 생활 수준을 찍기 위한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촬영과정 중 제작진들은 모든 북한사람의 일상과 행동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그들의 기본권을 구제해주는 것이 최대의 과업이라 생각한다.

사실 위와 같은 사례만 놓고 보면 정말 통일은 ‘대박’이다. 하지만 통일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과연 3.8선 이북의 사람들을 조건 없이 받아드릴 수 있는가? 영화에서 보면 북한을 빨갱이로 표현해 사회적 문제아라며 멸시한다. 이러한 차별이나 통일과정 속 발생하는 범죄의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70년의 세월을 무시해선 안 된다. 즉 이런 정서 차이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에 걸쳐서 정서를 통합하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득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 예를 들어 OEM과 같은 것이다. OEM이란 선진국의 높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동남아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만일 통일이 된다면 기존 동남아 중심 OEM 방식에서 생산지를 북한으로 바꿔 비행운송 값 등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떠한 통일방향으로 추진해야 할까? 방향을 제시하기 전 독일의 사례를 보자. 독일은 통일 후 비교적 경제적 우위에 있던 동독의 산업경제력, 산업력 저하로 인해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였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폐해를 앞세워 통일에 반대했다. 하지만 만약 ‘북한사회가 폐쇄적이며 비생산적인 경제체제에서 벗어나고 중국처럼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한다.’라는 전제와 ‘점진적이고 포용적인 통일과정’을 거친다면 판세는 완전히 뒤집어진다. 순간적인 하향곡선만을 가지고 통일을 배척하는 것은 잠재적인 시너지효과를 무시하는 위험한 생각이 들지 않을까. 전 코넬대학 명예교수인 베네딕트 앤더슨은 민족을 상상적 공동체라고 정의했다. 즉 민족은 허구적 산물이며 그 측정집단만의 연대감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이 국가 전체적으로 활용된다면 좋겠지만, 통일 후 남북한 주민들 사이의 유리 장벽이 되어 서로 이질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부작용을 척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사상적으로 단일의식과 민족통합을 위한 통일인식 ·통일 프로그램 ·서울통일단 같은 교육시스템을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된다. 또한, 헌법 제 3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 전체와 그 부속도서라 명시돼있다. 즉 우리 정부는 북한의 기본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의무를 지닌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원조와 관심이 필요하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사전적인 밑거름 형성과 꾸준함은 통일정책이 나아가야 할 주요쟁점인 것 같다. 통일에 대한 필요성이 자명하다면 이를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이루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청소년으로서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구체적인 것보다는 통일에 대한 배경지식과 필요성을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승복 등 많은 시인은 <통일이 보고 싶다고 바람결에 목청을 돋운다>와 같이 자신들의 간절한 염원을 시에 드러냈다. 덧붙여 2009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 한국이 일본, 독일, 프랑스를 뛰어넘는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만큼 통일은 국가적 숙제이자 황금빛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다. 무한경쟁세계 속 경쟁력을 갖추려면 단군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온 잎사귀인 북한과의 협동이 필요하다. 항상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말하면서 득과 실을 계산했기에 통일이 이리 늦춰진 것은 아닌 건지.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잠정적 통일이 이뤄졌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통일 문제이기에 단순히 국경선만이 없어지는 통일 대신 마음속 서로 간의 선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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