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무비적무비적] 전편과 비교해본 '나우유씨미2'의 문제점

스케일은 커졌고, 쾌감은 줄어들었으며, 뒤통수는 제대로 맞았다


나우유씨미는 필자에게 있어 아주 인상적인 오락영화 중 하나였다. 강도, 강탈을 주제로 삼는 '하이스트 무비'와 마술을 절묘하게 잘 조합시켰고, 현대판 로빈 후드로서 상류층의 악행을 고발하고 한방 먹여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통쾌함을 느끼게 했다.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그렇게 따라가다보면 어느 순간 감독이 설계해놓은 반전에 뒤통수를 얻어맞는 재미까지 나우유씨미는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그런 나우유씨미의 속편이 지난 7월 개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엄청난 관심이 몰려들었고, 예고편으로 한층 확장된 스케일을 자랑하며 7월 13일 영화가 개봉하였다. 필자는 그로부터 3일 뒤에 영화를 관람했는데 왜 이제서야 리뷰를 올리느냐는 점에 대해 굳이 (핑계같은) 해명을 하자면 나우유씨미2는 전편의 스토리에 너무나 큰 영향을 받고있는 작품이라 스포일러 없이 리뷰를 작성하려는 필자에겐 상당히 까다로운 영화였고, 영화 개봉 후 한달쯤 지났으니 이제는 많은 분들이 나우유씨미 시리즈의 두 작품을 관람하셨다는 전제 하에 리뷰를 할 수 있을거 같아 이제서야 이 영화를 들고 찾아뵙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도 나우유씨미2를 관람하지 못하셨다면, 심지어 나우유씨미1조차도 관람을 못하신 분들이 나우유씨미2를 감상하길 원하신다면 필자는 이렇게 추천 드리고싶다. 


"스토리를 즐기고 싶으시면 전편을 꼭 보시고, 마술 자체를 즐기고 싶으시면 전편을 안보시는게 낫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나우유씨미2는 전작의 스토리가 그대로 이어져오면서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1편을 안보신 분들이라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도대체 왜 이런 전개가 이루어지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특히 결말부에 나오게되는 반전의 쾌감을 전혀 느끼시지 못할테니 스토리와 반전의 재미를 느끼시려면 전작을 꼭 보라고 추천드린 것이다.


필자같은 경우 전편을 전혀 모르는 사람 3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나왔는데 결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니 그게 반전인지 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불친절한 영화라고 느끼실 수도 있으나 전편이 전 세계적인 흥행성적을 거둔 영화이니 이정도 불친절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전작이 마술을 보여주고 마술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의 쾌감을 통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면 이번 영화는 그야말로 통수에 통수를 치고 마지막엔 한번 더 제대로 통수를 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딜런이 가지고있는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 형에게 배신 당했던 메리트, 포호스맨에 의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갇힌 테디우스, '대장놀이'에 심취한 다니엘 등 전편에 등장했던 요소들이 이 영화의 스토리와 마지막 반전에 기여한다. 


이러한 다양한 퍼즐들이 맞춰지는 순간의 재미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영화의 아주 큰 재미의 한 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 눈으로 보는게 전부가 아니라던 테디우스의 대사가 사실이라는걸 결말을 통해 유감없이 보여준다.



안타깝지만 나우유씨미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여기까지다. 마술 영화인데 마술 얘기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위에서 얘기했던 '마술을 즐기려면 전작을 안보는게 낫다'는 말을 왜 했는지 지금부터 말씀드리겠다.


우선 나우유씨미를 관람하려면 진짜 마술을 관람하는 자세를 가지셔야 한다. 조금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있더라도 현실성을 따지기보단 마술 자체를 즐겨야 나우유씨미라는 영화를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다. 전편이 마술 영화이자 하이스트 무비로서 아주 좋은 작품이었던 이유는 마술쇼를 관람하는 재미와 그 마술들의 진실을 밝히는 제 3자(테디우스)의 설명이 더해지며 쾌감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주얼보단 치밀하게 설계된 마술의 비밀을 따라가는데서 재미를 주려고 노력했고, 중간중간 딜런과 알마의 오묘한 분위기를 통해 영화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것도 관객으로 하여금 피곤하지 않게 해주는 요소였다.(개인적으로 2편에 헨리가 등장하지 않는 것보다 알마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소식이 더 서운했다.)



마술의 스케일과 더불어 무대의 스케일도 상당히 확장되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전편에서 마술의 비밀을 밝혀주는 역할을 테디우스가 맡았다면 이 영화에선 포호스맨 스스로가 마술의 비밀을 밝힌다. 마술을 아무리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마술사가 자신의 마술의 비밀을 스스로 밝히는건 있을 수가 없는 경우라는건 알고 있다.


뭐, 이정도는 관객으로서도 용납할 수 있는 범위이다. 이 영화는 나우유씨미니까. 하지만 마술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의 쾌감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전편을 본 사람이라면 대단히 실망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바로 이 때문에 마술을 즐기려면 전편을 관람하지 않는게 낫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여기서 감독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바로 지아이조2와 스탭업4를 연출한 존추 감독이다. 존추 감독의 특징이라면 각본보다 비주얼이 우선시 된다는 것이다. 사실 마술이 보여주는 비주얼 자체는 꽤 훌륭한 편이다. 특히 필자가 가장 기대했던 비를 멈추는 장면은 관객들을 만족 시키기엔 충분했다. (마침 영화를 관람했던 날이 비오는 날이여서 몇번이고 멈추게 하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우유씨미만의 매력은 절대 마술의 비주얼이나 스케일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비주얼을 충족시키려다 보니 개연성이 맞지않는 요소들이 등장하기도 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최면술이 너무 쉽게 그려졌다는 것이다. 필자는 나우유씨미1을 보면서 포호스맨 중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가 누구였냐고 묻는다면 (물론 여주인공인 헨리는 당연히 1순위고) 고민없이 메리트였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1편에선 최면술, 독심술을 사용하는 사람이 메리트 한명 밖에 없었기에 희소성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중간중간 메리트의 최면술은 상황을 풀어주는 흥미로운 요소로 작용하여 메리트를 포호스맨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로 자리잡게 하였다. 하지만 나우유씨미2에서는 그야말로 '개나 소나' 최면술을 시전한다. 그 방법도 현실성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져서 아무리 마술영화라 할지라도 용납이 안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쩔쩔 매는 메리트가 '쩌리'가 되어버린 모습은 필자를 너무나 속상하게 만들었다.) 비주얼을 키우느라 각본상 괴리감이 생기니 그 부분을 최면술로 대충 때우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우유씨미2가 실망스러운 또 다른 이유는 이 영화의 장점이지만 단점이기도 하다. 여러가지 요소들이 각각의 스토리를 가지고 전체적인 흐름에 관여하다보니 마술이라는 주요 소재에 집중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와 함께 영화의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려진다는 것이다.


영화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요소이면서도 마술영화라는 장르에서는 그다지 좋지 못한 부분이다. 또한 이번 영화는 영화 중가중간 크고작은 반전들이 너무 많다. 재미적 요소라고 보기에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가 자칫 난잡해보일 수 있고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는데 관객들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불필요한 반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물론 마지막 반전은 칭찬할만한 반전이었다.)



한국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 신파라면 현제 할리우드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중국시장, 중국자본을 의식하는게 영화 속에 드러난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게 영화의 개연성에 있어서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 나우유씨미2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중국이 등장한 것까지는 영화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주걸륜의 캐릭터는 굳이 필요했나 싶었다. 


처음 등장했을 땐 카메오 수준으로 나오는줄 알았지만 후반부에 가서는 무슨 대단한 역할을 할 것처럼 재등장해서는 알고보면 딱히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더이상 얘기는 못 하지만 꼭 필요하지도 않은 조력자 역할을 중국시장을 의식한 탓에 억지로 집어넣은 느낌이다.


한국영화에 신파가 넘쳐나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인 것처럼 할리우드 역시 중국시장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구가 워낙 많아 시장 자체가 넓으니 조금만 성공해도 왠만한 손익 분기점은 가뿐히 넘겨주니 어쩔 수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최소한 영화에 개연성은 부여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기사를 쓰면서 알게됐는데 현제 나우유씨미3의 제작이 확정된 상황이다. 정확한 개봉시기는 알 수 없지만 대단히 우려되는 것은 감독이 또 다시 존추라는 것이다. 앉아서 영화나 관람하고 기사나 쓰는 입장에서 마냥 감독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나우유씨미를 재밌게 보았고 앞으로도 기대할 관객으로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리고 싶다.


'부디 비주얼에 대한 욕심은 버리고, 마술 자체로 쇼킹하게 만들던 나우유씨미로 돌아올 수 있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의 감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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