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스틴니 경청] 4-2호: 뇌 속의 테러 스위치, 잡았다!

신드롬 E부터 신념까지


계속해서 안타까운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독일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다. 자꾸만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볼 때면 진짜 악당은 히어로 무비의 빌런이 아닌 우리 옆 집 사람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도 가끔씩 들 때가 있기 마련이다.

 

..서 기자가 진짜 악당을 찾아 보았다. '갑자기 이게 뭔 소리여'하는 독자들은 에피스틴니 경청 4-1호를 먼저 보고 오기를 바란다.(기자의 다른 기사들 중 있다) 주변의 선량하고도 선량한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뇌 속의 진짜 범인, 과학으로 잡아 보았다.

    


누르는 순간 악마로? 신드롬 E


독자들이 대부분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아기였을 적인 1994, 르완다 내전으로 인해 1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양시 시민 전체가 한 번에 사라진 것과 같다. 맙소사!!) 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과학자가 약을 연구해야 한다라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딱 3년이 지난 1997, 미국 UCLA 의대 이츠하크 프리드 교수는 머릿속의 스위치가 켜지면 돌연 악마로 변한다는 새로운 가설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프리드 교수는 일종 신드롬(‘증후군과 같은 뜻이다)으로 규정하고 악마를 뜻하는 ‘Evil’에서 따와 신드롬 E’라고 이름지었다.


프리드 교수는 당시 획기적인 이론을 내놓았지만 당시로서는 증명할 방법이 없는 가설에 불가했다. 그러나 2006년에 미국 프린스턴대 수잔 피스케 교수팀이 뇌의 특정 회로를 비활성화시키면(부정적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을 볼 때)사회적 교감을 피하게 된다고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프리드 교수는 작년 4월에 방아쇠를 당기는 뇌라는 이름으로 학술 대회를 개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대회가 열린 장소는 같은 해에 테러가 있었던 파리였다...

 


마리오네트의 조종자는 신념?


...누군가가 수위치를 누를 수 도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과연 뒤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는 마리오네트의 조종자는 과연 누구일까?


작년 11월 파리 테러의 용의자였던 모스테파이가 왜 IS에 가담하여 테러에 동참하였는지를 추적하면서, 프랑스 경찰은 모스테파이가 2010년에 이슬람 성직자를 만난 후 급진주의에 빠졌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아무런 혈연도 없는 자들을 위해 자신의 한 몸을 모두 불사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실마리가 될 만한 연구는 재작년 11월에 발표되었다. 영국 옥스퍼드대 맥퀸 박사는 리비아 혁명에 참여한 179명을 대상으로 가족, 다른 혁명군 동지, 같은 혁명군 동지, 일반 리비아인과 자신이 얼마나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가족과의 연결은 99%, 같은 혁명군과의 연결은 97%, 다른 혁명군과의 연결은 96%임에 반해 일반 리비아인과의 연결은 1%로 형편없었다. 전투를 함께하지 않은 다른 혁명군과도 연결고리가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아, 연구진은 신념을 공유하는 것이 가족만큼의 유대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테러가 막을 수 있는 것일 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드롬 E든 신념이든 아직 과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지지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신드롬 E나 신념 등이 테러와 같은 폭력을 절대 정당화 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생존자에게도 피해를... 잠깐, 내가 아직 생존자의 피해에 대한 이야기를 못했다고? 그렇다면 다음 에피스틴니 4-3호는 생존자의 피해에 관해 쓰도록 하겠다.


* 자료 발췌 : 과학동아 2015년 12월 호(송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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