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원의 문화재 칼럼] 활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필요한 인쇄물이 있으면 프린터로 빠르고 편하게 뽑을 수 있는 지금과 달리 최초의 인쇄술은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필요한 글자를 활자 중에서 골라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잉크나 먹물에 찍어내어 누르면 된다. 시대에 따라 목판 인쇄를 할 수도, 활판 인쇄를 할 수도 있다. 목판 인쇄는 가장 처음으로 사용된 인쇄 방법인데, 그중 가장 오래된 목판 인쇄본이라 불리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은 간행된 지 약 751년 혹은 이전으로 추정된다.1 세계에서 목판으로 인쇄된 문서 중 가장 오래된 것이 우리나라에 있고, 활자 제작도 중국에서 최초로 하였으며,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인 ‘직지심체요절’도 우리나라가 소장하고 있는데, 정작 인쇄기는 우리나라가 발명은 커녕 대중화도 늦게 되었다. 인쇄술로는 밀리지 않던 동양이 어떻게 서양에게 인쇄기 발명을 넘기게 되었는가? 동양과 서양의 인쇄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 칼럼을 작성한다.

 

 

인쇄기는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1445년에 개발했다. 이후 회전 인쇄는 1833년, 미국의 리처드 마치 호가 개발에 성공하였다.2 지금의 프린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한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처음 인쇄기가 발명되고 나서 금속이나 목재를 깎거나 부식을 시켜 음・양각을 얻는 기술이 끝났을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사실 이후에도 ‘식각’이라는 인쇄술을 사용했다. 또한 잉크를 사용하는 프린트의 인쇄법과 비슷한 ‘석판 인쇄’를 이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많은 인쇄 방식은 어떤 방법으로 대량의 인쇄물을 빠르고 간단하게 뽑아낼 수 있는지 계속해서 찾아보려 노력한 결과이다.

 

그렇다면 서양은 어떻게 인쇄기를 만들게 되었으며 어디서 방법을 알게 되었을까. 14세기 후반 르네상스 직전의 유럽에서는 학문연구가 활발해져서 책의 요구가 많아졌을 무렵이었기 때문에 독일의 마인츠에서 포도를 짜는 목제 압착기를 개조해서 만든 인쇄기를 썼다.3 당시의 인쇄 방식으로는 내용도 길고 찍어내야 할 분량까지 감당하기 힘들었다. 일반적으로 학문연구에 쓰이는 책이나 연구 후에 쓰는 논문 책들을 보면 아무리 짧아도 50페이지는 넘어간다. 긴 책은 500페이지는 물론이고 1,0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아마 인쇄기가 발명된 후에는 빠르게 책이 만들어지고 퍼지면서 각 분야의 학자들이 자신의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생각보다 인쇄기에서 프린터로 넘어가는 역사가 그리 짧지 않다. 현재는 더 다양하고 기술적인 인쇄기가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빠르게 나오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무용 인쇄기가 나오기까지 꽤 많은 인쇄 방식을 거쳐 왔다. 당연히 우리나라는 조선시대까지 금속활자를 쓰고 있었고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서양처럼 산업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동양권에서 활자를 발명했는데도 서양보다 인쇄기의 대중화가 느렸던 것 같다. 또한 무엇보다도 책에 대한 인식이 달라서가 아닐까. 당시 서양에서는 기독교나 유대교 같은 종교가 발달했고 관련된 성서를 뽑아 널리 알려야 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에도 불경이나 방대한 내용인 책을 출판해야 하는 것도 있었지만 서양만큼이나 종교개혁도 있지 않았고 몇백, 몇천 권으로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었다. 

 

이렇게 최초의 인쇄술이 처음으로 만들어지고 점점 퍼지게 된 것은 동양이었지만 결국 지금의 인쇄술을 만든 것은 서양이었고 그 기술을 여러 국가가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거리가 가까운 편도 아니었음에도 인쇄 문화가 자연스럽게 퍼져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듯한 느낌이 조사하면서 들었다. 사실 어떠한 사물에 대해서 역사를 제대로 알기 쉽지 않은데 더 구체적으로 찾아보고 싶다.

 

각주

1. 참고 :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C%87%84 
2. 인용 :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C%87%84%EA%B8%B0
3.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55518&cid=40942&categoryId =31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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