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호의 시사 칼럼] K-pop 가사를 보며 되돌아보아야 할 것

K-pop 장르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이제 K-pop을 한국 내에서만 소비되는 장르로 볼 수 없을 것 같다. 수많은 해외 팬들이 한국의 K-pop 팬들과 함께 노래하고, 아이돌을 응원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이렇게 K-pop을 앞세운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의 문화 또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 시점에, 우리는 K-pop 음악에 대해서 한 번 되짚어볼 필요성을 느낀다. 

 

 

K-pop 아이돌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 있다. 분명 K-pop, 한국 음악인데도 가사의 많은 부분이 외국어, 특히 영어로 쓰여져 있다. 일례로, 있지의 '마. 피. 아. in the morning'이라는 곡에서 58줄의 가사 중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은 단 15줄 밖에 없었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사용한 가사 때문에 노래를 들으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영어 단어를 사용해 가사를 써야 하는 걸까? 영어를 사용하여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에도 오로지 한국어만 사용한 노래를 고수해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한국어를 사용함으로써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영어로 전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유로 외국어를 사용하여 작사를 하겠지만, 그 원인 중 하나로는 외국어를 사용한 가사가 겉으로 보았을 때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비단 K-pop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분야, 상황에 걸쳐서 대응되고 더 편리한 한국어 단어가 있음에도 외국어를 사용할 때가 많다. 다른 사회권의 문화를 자신의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믿고 동경하며 자신의 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주의, 또는 태도1를 '문화사대주의'라고 하는데, K-pop 노래 속의 외국어 단어들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였다.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K-pop 음악 속에서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외국어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과 더불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가 우리말 대신 외국어로 쓰여진 노래만을 멋지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누가 한국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

 

외국어로 쓰여진 노래가 해외 팬들을 위한 배려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과도한 외국어 사용이 K-pop이라는 장르를 계속 한국의 음악으로 여길 수 있을지, 그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면 그건 해외 팬들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해외의 K-pop 팬들은 한국의 문화, 그리고 한국어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2. 한국어 노래는 그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해외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노래에 담겨 있는 한국어 문장들은 노래가 가지고 있는 K-pop, 한국 노래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줄 것이라고도 기대한다. 

 

1 인용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31744&cid=40942&categoryId=32856

참고 : http://www.topstar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866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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