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아이린의 독서 칼럼] 성폭력을 당한 딸을 대하는 두 가지 방법

유진과 유진 -이금이

*스포 주의

 

“유진과 유진”이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책의 내용을 추측해 볼 수 있었다. 유진과 유진.. 난 처음에 유진이라는 아이가 두 가지 이중인격을 가지고, 두 명의 유진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면 여자 ‘유진’과 남자 ‘유진’의 사랑 이야기 같은 건가? 하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추측이 조금 더 쉬워질 수 있도록 책 표지를 먼저 보여주겠다.

 

 

책 표지를 보고 내용을 대략 눈치챈 분들도 있으실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두 명의 유진이 등장한다, 이들은 이름이 같아서 키에 따라 큰 유진과 작은 유진으로 불리게 된다. 일단 작은 유진은 우리가 종종 볼 수 있는 모범생. 전교 1등의 자리도 차지하고 있는 아이이다. 두 번째로 큰 유진은 공부도 그럭저럭하고 예쁜 편도 아니고 친구와 놀러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아이이다.

 

사실 이 둘은 원에서 원장에게 성폭력을 당하였다. 큰 유진의 엄마는 큰 유진을 위로하고 슬퍼하며 큰 유진을 안아준다. 하지만 작은 유진의 경우는 다르다. 작은유진은 이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성폭력을 당한 유치원생 딸을 딸의 엄마가 때수건으로 등을 박박 밀고 때리며 “잊어!!!!!!!” 라고 소리를 지르며 잊으라고 강요했기 때문이다. 유치원생 딸에게.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그런 일로 기억을 지울 수 있었다.

 

그리고 작은 유진은 기억을 지운 채로 중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큰 유진을 만나고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점점 기억이 돌아오는 작은 유진은 변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정말 좋아하던 춤을 추기 시작한다. 물론 모두 부모님께 숨기고 학원비로 댄스 학원비를 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끝내 이것을 부모님께 들키는 날이 오게 된다. 부모님은 자신들을 속이고 춤을 추러 다닌 작은 유진을 집에 가두게 된다.

 

작은 유진은 친구가 없었기에 도움을 청할 친구도 없었다. 그때 생각난 사람은 큰 유진이였다.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연락하고, 어찌어찌하여 작은 유진을 집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리고 작은 유진과 큰 유진, 큰유진의 친구(이 친구는 책 속에 더 자세히 볼 수 있음. ) 는 함께 핸드폰을 끄고 ‘잠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들은 어디론가 향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작은 유진의 엄마는 작은 유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나는 책갈피 용으로 사용했던 책의 ‘날개’ 부분을 분리해냈다.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책에서 날개를 분리한 모습은 작은 유진의 모습이 다르다. 가만히 서 있던 모습에서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 모습으로 변화한다.

 

작은 유진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을 보면 작은 유진은 많이 변화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범생 캐릭터를 버리게 된다. 자신의 몰랐던 과거를 알게 되고 나서도 작은 유진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과거를 모른 척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대로, 전교 1등의 자리가 아까워서라도 쭉 그 아이로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작은 유진은 자신이 좋아하게 된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것은 말하자면 작은 유진의 첫 번째 일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모님께 학원비로 댄스학원에 다닌다는 사실을 들키고 나서 집에 갇히는 상황에서도 작은 유진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원래 모범생 작은 유진은 부모님을 속인 것을 후회하며 공부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은 유진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이 선택은 두 번째 일탈이라 할 수 있겠다. 작은 유진은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바다로 간다. 이 두 가지 일탈이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었기 때문만이었을까? 

 

작은 유진이 과거를 깨달았다는 것은 두가지 뜻이 있다. 자신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냈기도 했지만, 부모님이 자신의 기억을 지우고, 그것을 끝까지 숨겼다는 사실이다. 그건 작은유진의 잘못이 아니었다. 가해자의 잘못이지, 유치원생 피해자가 잘못한 것은 전혀 없다. '대체 왜 부모님이 나한테 그렇게까지 했을까?' 라는 질문은 머리속에서 계속 나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 두가지 사실은 평범하게 열심히 부모님을 믿으며 살고 있던 작은 유진에게 크나큰 충격이었을 것이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조차 알 수 없었을 것이다.

 

혹시, 당신의 유치원생 딸이 성폭력을 당했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감싸주고 함께 슬퍼하며 그 일을 안고 가는 일, 또는 잊으라고 강요하고 딸이 평생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일.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 글을 읽고, 이 책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인 큰 유진의 친구와 작은 유진의 또 다른 변화를 알고 싶다면 “유진과 유진”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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