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의 인문학 칼럼]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활동이 불가피해진 요즈음, 예전보다 많이 필요하 것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는 바로 글쓰기이다. 학교만 해도 모둠 토론과 발표로 이뤄지던 수업 대신 프린트물에 각자의 생각을 적어내도록 하는 수업이 증가했다. 평소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은 이런 상황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글쓰기 능력은 길러두면 두고두고 쓸 곳이 많다. 사회생활을 하는 성인이 후회하는 일 중엔어려서 글쓰기 능력을 기르지 않은 것이 포함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글만 쓰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사람들에게 바친다

 

 

우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부터 줄이는 것이 좋다. 내가 추천하는1단계는 필사다. 필사란 기존에 있는 글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을 말한다. 좋아하는 소설의 일부도 좋고인터넷 기사도 좋다. 또한 연필이나 펜 등을 쥐고 손으로 써도 되고 키보드를 두드려 타자로 쳐도 좋다. 한 가지 주의점은 아무 생각 없이 베끼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멍하니 베껴 쓰기만 하면 이는 손 운동에 불과하게 된다. 소리 내서 읽거나 머릿속으로 내용과 문장 구조를 하나씩 곱씹으며 필사해야 한다. 별일 아닌 것 같지만 하다 보면 문장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한다.

 

2단계는 읽기다. 글쓰기인데 읽기가 왜 나오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글을 쓰는 데 있어 다른 사람의 글을읽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사와 비슷한 맥락으로, 문장과 문단에 대한 감을 얻는 데에 읽기만 한 것이없다. 읽기도 필사와 마찬가지로 글의 종류는 상관없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읽으면 조금 더 재미있게 훈련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시민의 글쓰기특강’이나 이다혜의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정도를 추천한다.

 

3단계는 쓰기다. 잘 쓰려고 생각하지 마라. 그냥 생각나는 대로, 국수 뽑듯이 문장을 줄줄 뽑아내 보자. 처음엔 뚝뚝 끊기고 탄력 없는 면발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수도 없이 뽑아내다 보면 어느새 탄력 있고매끈한 국수 같은 문장을 뽑아내는 본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버리면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글 쓰는 것이 직업인 전업 작가들도 글을 쓰고 읽어보고 고치고를 수없이 반복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단번에 멋진 글을 쓰려는 집착은 저 멀리 던져버리자.

 

내가 생각하는 바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꽤 멋진 일이다. 특히 내가 의도한 바가 글을 통해 독자에게정확히 전달됐을 때의 쾌감은 이로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글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즐거움과 가치를 느끼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로 내 생각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다면 언젠간 내 삶이 조금 더 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은 알아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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