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진의 독서/심리 칼럼] 왜 우리는 도움의 눈빛을 무시하는가

혹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계신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 장애인, 휠체어를 탄 사람 등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자리를 양보하지 않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아는 친구가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거나 범죄 현장을 목격하고도 목격하지 않은 척 행동을 한 적 있나요?

 

 

이런 행동은 보통 이를 두 눈으로 본 사람이 뜻밖의 상황에 놀랐기 때문에 재빠른 대처를 하지 못해 발생하기도 하지만, 두 눈으로 본 사람이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일 땐 ‘내가 아닌 저 사람이 대신 하겠지!’ ‘저 사람도 이걸 봤을 테니 굳이 내가 나서지 말자’ 등의 생각을 하고 싶은가를 하지 않는 등의 대처를 취하지 않는 예도 있다고 합니다.

 

책; 스키너의 심리 상자 열기의 95페이지를 보면 1964년 3월 13일 금요일 새벽 3시에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살해당한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 모두 38명이지만 그 들 중 그녀에게 도움을 주거나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모두 아파트에 위치하며 신고를 한다고 하더라도 피해를 받거나 보복을 받을 만한 위험이 없었음에도 말입니다. 이에 따라 심리학자 달리와 라타네는 같은 조건의 실험을 통해 ‘개인의 책임 의식은 집단 규모에 반비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1

 

필자가 위에서 든 예시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한두 명이 아니라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며 타인에게 도움을 미루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방관자 효과’를 떠올렸습니다. 방관자 효과란 다른 말로 구경꾼 효과라고도 하는데, 이 효과의 정의는 주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주위에 사람들이 많을수록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돕지 않게 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 주위에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와줄 확률은 낮아지고 도와준다고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집니다. 위에서 필자가 말했듯이 자신이 아니라 누군가 도움을 주겠지 하는 ‘책임 분산’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2

 

하지만 필자는 이런 효과가 더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위험에 처할 수 있고 이를 도와줄 여건이 된다면 타인에게 미루지 말고 직접 남을 돕는다면 범죄 현장에 홀로 놓인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나아가서는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의 독자 여러분도 당장 내일부터 버스에서 계신 노약자, 임산부 등을 보게 된다면 눈을 피하지 말고, 남에게 책임을 미루지 말고 직접 일어나 자리를 양보하신다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타인이 ‘나는 왜 저러지 않았지’와 같은 심리적인 부끄러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사회를 바꾸어나간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돕고 도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며 더 이상의 억울한 피해자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인용 출처]

1. 책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페이지 95p

2. 방관자 효과의 정의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224732&cid=40942&categoryId=3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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